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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이규혁…'우리들의 일그러진' 방상 스타의 말로

입력 2017-03-18 11:42 수정 2017-03-1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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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이규혁…'우리들의 일그러진' 방상 스타의 말로



한때 대한민국 빙상계를 대표했던 톱스타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김동성(37)과 이규혁(39) 등 온 국민에게 희망과 기쁨을 안겼던 인물들이기에 아쉬움이 더 크다.

'비선실세' 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린 한국 체육계 스타들이 하루가 멀다고 각종 소문의 중심에 서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김동성과 이규혁. 둘은 최순실의 조카이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이하 영재센터)의 실세였던 장시호와 깊은 관계로 묶여 있다.

이규혁은 장시호의 부탁을 받고 영재센터 전무이사직을 맡았다. 영재센터는 최순실의 권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후광을 앞세워 대기업으로부터 수 십억 원 이상의 후원금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규혁은 "2015년 장기호와 김동성이 남녀 관계로 만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아이디어를 내고 연락이 왔다. 실질적 관리는 장시호가 했으며, 나는 잘 몰랐다"는 취지의 방어에 나섰다. 그러나 전무이사는 센터의 업무 전반에 관계할 수밖에 없는 위치다. "나는 몰랐다"는 이유로 도덕책 책무 방기까지 줄어들진 않는다.

김동성은 사뭇 더 충격적이다. 몇 달 전 이규혁의 전무이사 논란이 불거졌을 때 김동성은 "나에게 영재센터와 관련한 제안이 온 것은 맞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학교)때부터 1년 정도 알고 지내다가 내가 운동에 전념하면서 멀어졌다. 최근 SNS로 연락이 와서 만났다"며 둘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그러나 최근 장시호 측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이와 다르다. 장시호는 김동성과 연인관계였으며 함께 고급 오피스텔에 거주한 사이였다. 이밖에도 김동성에게 생활비와 이혼을 위한 자금까지 빌려준 것으로 알려진다.

최순실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장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8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김동성과 장시호의 관계를 언급하기도 했다. 최순실은 "김동성과 장시호가 대학 때부터 사귀어 원래 아는 사이였다. 아내와 사이가 나빠진 김씨가 잘 데도 없다고 해 집에 와 있으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김동성 측은 "부풀려졌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이미 번진 들불을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김동성과 이규혁은 한국 빙상계를 주름잡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은퇴 뒤 착실한 지도자 과정을 밟지 않고, 더욱 편한 길을 향해 우회했다. 큰 사랑을 받은 스타이자 연금을 받는 메달리스트로서 새싹을 키워야 하는 공헌의 책무도 져버렸다. 2017년. 한국 빙상계가 더욱 뼈아픈 자성을 해야 하는 이유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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