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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터뷰] 손흥민, "나는 득점에 욕심 많은 공격수"

입력 2017-04-2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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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사진, 런던(영국)=김상열 통신원]

"아시다시피 전 득점에 욕심이 많은 공격수니까요."

손흥민(25·토트넘)은 골에 대한 굶주림이 있는 선수다. 4년 전 국제축구연맹(FIFA)은 '아시아의 떠오르는 유망주 7인' 중 하나로 손흥민을 소개하며 "같은 나이대의 선수들 가운데에서 골에 대한 굶주림이 대단한데다 결정력까지 지니고 있다"고 칭찬한 바 있다.

FIFA의 안목이 틀림 없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당시 함부르크에서 뛰던 손흥민은 그 뒤로 계속 골을 넣으며 '골맛'을 즐겼다. 매 시즌 빛나는 활약을 펼친 손흥민은 레버쿠젠을 거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으로 이적했고, 올 시즌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라운드 본머스전에서 시즌 19호골(리그 12호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유럽 무대 한 시즌 정규리그 최다골(2012-2013시즌 12골), 박지성의 한국인 EPL 통산 최다득점(8시즌·27골)은 진즉 넘어섰다.

'차붐' 차범근의 한국인 선수 유럽 무대 한 시즌 최다골(19골) 기록도 따라잡은 만큼 이제 넘어설 일만 남았다. 아직 FA컵을 포함해 7경기 이상 남아있기 때문에 차붐의 기록을 넘어서는 건 시간 문제라는 평가다. 당장 오는 23일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4강전 첼시전에서 20호골 기록을 쓸 수 있을지 지켜보는 이들의 기대가 크다.

한국 축구의 전설로 남아있는 대선배 '차붐'의 기록을 쫓는 일은 손흥민에게도 영광스러운 목표다.

손흥민. [사진, 런던(영국)=김상열 통신원]

하지만 손흥민의 활약은 '기록'보다 더 근원적인 부분에 바탕을 두고 있다. 토트넘의 트레이닝 센터인 핫스퍼 웨이에서 20일(한국시간) 열린 금호타이어 이벤트 데이에서 만난 손흥민은 골에 대한 '욕심'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첼시전을 앞둔 손흥민에게 기록에 대해 묻자 그는 "득점 욕심이 생긴다"고 짧게 답했다. 이어 "나는 득점 욕심이 많은 공격수다. 항상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골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내비쳤다. 손흥민의 말대로다. 언제나 골에 대한 욕심이 있었기에 손흥민은 여기까지 와서 기록을 넘어설 기회를 스스로 만들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손흥민의 골 욕심이 '탐욕'인 것은 아니다. 손흥민은 동료들에 대한 굳은 신뢰를 또 다른 원동력으로 삼고 있었다.

손흥민은 "내가 골을 넣기 어렵다면 다른 선수가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개인 욕심보다 팀을 위해 나아가기 위한 '희생'이 필요하다"고 팀 정신을 강조했다. 최근 4경기 연속 득점에 대해서도 "내 능력보다는 선수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기 때문이다. 팀 분위기도 좋고 경기력이 좋다보니 득점이 이어지고 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경기장 안에서도 서로 도와주려고 하는 희생적인 플레이가 많다. 다른 팀과 비교해도 특별한 분위기인 것 같다"고 거듭 강조하는 손흥민의 말 속에서 '원 팀' 토트넘의 단단함이 엿보였다.

팀 분위기 덕분인지 손흥민은 지금 골 욕심이 넘치고 한창 축구가 즐거운 것 같았다. '절친' 김진수(25·전북 현대)의 결혼 소식에는 "시간이 되면 가서 축하해 주고 싶다"고 미소를 보냈지만 아직 자신은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아직 결혼보다 축구가 더 좋으니까." 이유는 간단했다.

런던(영국)=김상열 통신원, 정리=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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