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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서지혜 "장미희 선생님과 연말 '커플상' 노리고 있다"

입력 2018-02-1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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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서지혜 "장미희 선생님과 연말 '커플상' 노리고 있다"

배우 서지혜는 KBS 2TV '흑기사'에서 물만난 고기처럼 연기했다. '인생작'을 만났다고 해도 아쉽지 않았다.

서지혜는 '흑기사'에서 250년 동안 한 남자 김래원(문수호)만을 바라보는 샤론 역을 맡았다. 화려한 미모를 자랑하지만 까칠하고 제멋대로였다. 분명한 악녀였다. 김래원에게 사랑을 넘어 집착했고, 김래원이 사랑하는 신세경(정해라)를 괴롭히기까지 했다. 그러나 '흑기사'에서 가장 사랑 받은 캐릭터는 샤론이었다.

서지혜는 악녀인 샤론을 허당기 가득한 악녀로 재탄생시켰다. 같은 세월을 지내온 장미희(베키)와 티격태격하며 워맨스 연기도 펼쳤다. 코믹 연기도 자연스럽게 해내며 데뷔 15년 차 연기 내공을 선보였다. 그 결과 주인공보다 더 돋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서지혜는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에타에서 일간스포츠와 '흑기사' 종영 인터뷰에서 '인생작'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 이유인 즉, 연기를 잘했다는 칭찬이라 만족감도 높고 기분도 좋지만 부담스럽다는 표현이었다. 그는 "감사한 수식어이긴 아직 인정하고 싶지 않다. 다음에 어떤 작품, 어떤 캐릭터를 맡을지 모른다. 앞으로 더 잘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며 '인생작'이라는 말에 손사래를 쳤다.

서지혜는 올해로 데뷔 15년 차다. 연기에 대한 회의감도 있었다. 한 차례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결국 나 자신을 믿고 버티자는 마인드로 도전했다. 그 결과 '흑기사'라는 작품을 만났고, '흑기사'는 서지혜 연기 인생에 '흑기사'가 됐다. 여배우로서 하기 힘든 백발 분장을 했음에도 '이런 걸 언제 해보겠어'라는 생각으로 웃어넘겼다. 결혼 질문도 너무나 당연한듯 웃으면 넘기는 서지혜의 말투에서 이젠 여유마저 느껴졌다.

- 13%로 종영했다.

"홀가분하다. 사극 분량을 초반에 미리 찍어서 촬영 기간이 긴 편이었다. 한 4개월 촬영한 것 같다. 시원하면서도 섭섭하기도 하다. 겨울을 보람차게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 기쁘다."

- 종영 후 어떻게 지냈나.

"저번주에 촬영이 끝났다. 이제 쉰지 하루 이틀 밖에 안됐다. 이제부터 쉬려고 한다. 한 일주일 정도 쉴 것 같다."

- 재로 소멸됐다. 결말은 마음에 드나.

"처음부터 죽는 결말을 알고 시작했다. 감독님이 샤론을 어떻게 소멸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석고상으로 변해서 무너뜨릴까'도 쌩각했다. 결론적으로 잘 마무리 된 것 같아서 다행이다. 재로 변하는 게 오히려 더 낫지 않았나 싶다."

- 연기 호평을 받았다.

"대본에 쓰여져 있는 대로 열심히 했을 뿐이다. 주변 반응이 좋아서 놀랐다. 1~2회 땐 캐릭터를 무겁게 잡았고, 3~4회는 풀어지는 연기를 선보였다. 1~2회에 잡은 캐릭터가 무너지지 않을까 초반에 걱정했다. 감독님이 '블랙 코미디였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이점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재밌게 촬영했다."

- 인생작·인생캐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부담스럽다. 이 작품을 끝으로 연기활동을 안 하는 게 아니지 않나. 감사한 수식어이긴 아직 인정하고 싶지 않다. 다음에 어떤 작품, 어떤 캐릭터를 맡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인터뷰①] 서지혜 "장미희 선생님과 연말 '커플상' 노리고 있다"

- 샤론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다. 김인영 작가가 유독 예뻐한 것 같다.

"바빠서 그런 걸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그보다 샤론을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더 예쁘게 보인 것 아닌가 싶다."

- 샤론의 매력은 뭘까.

"단순한 악녀가 아닌 게 매력이었던 것 같다. 250년 동안 살아온 귀신이다. '정말 악만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너무 악녀였다면 재미가 없었을 것 같다. 살아있는 듯한 인물을 만들고 싶었다. 시청자분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

- 샤론의 이야기가 산으로 간다는 지적도 있었다.

"초반 분량이 많지 않았다. 캐릭터가 튀다 보니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생각을 해본다. 작가님이 써준 대로 연기했다."

- 캐릭터를 위해 외적으로 부각 시킨 부분이 있다면.

"직업이 디자이너라서 패션 쪽을 많이 신경썼다. 대사 톤도 약간 올드한 느낌을 줬다. 일부러 코믹 연기를 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진지하게 임하다보니 더 사람들에게 웃음 코드가 됐던 것 같다."

- 연기보다 외모에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예쁘다고 해줘서 기분은 좋았다. 그런데 배우는 연기했을 때 예쁜 게 맞는 것 같다. 가만히 있을 때 예쁜 분들은 나보다 많다. 다른 여배우들을 봐도 얼굴을 찡그릴 때도 연기를 잘하면 예뻐보인다. 오히려 예쁘게 나와야지라고 생각만 했다면 예쁘게 나오지 않았을 것 같다. 그리고 '흑기사' 땐 촬영 감독님이 잘 찍어주셔서 감사했다. 실물보다 예쁘게 찍어주셨다.(웃음)"

- 옷도 많이 입었다.

"스타일리스트가 끝나고 옷 정리를 했는데 20회 동안 무려 100벌을 넘게 입었더라. 보통 한 드라마에 40~50벌 정도 입는 거에 비하면 두 배에 가깝다. 스타일리스트도 재밌었다고 하더라. 그동안 정장과 오피스룩만 입었다면 이번엔 다양하게 입어서 서로 재밌었다."

- '서지혜 옷'이 완판되기도 했다.

"초반에 코트를 입고 나왔는데 품절 돼서 리오더가 됐다고 하더라. 완판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서 신기했다. 기사로만 봤던 일들이 나한테 생겨서 기뻤다. 이번 작품하면서 많은 걸 경험한 것 같다."

- 샤론처럼 집착해본 적 있나.

"그런 적이 없다. 어떻게 250년동한 한 남자만 사랑할까 납득이 안 됐다. 아마도 250년 동안 늙지 않았으니까 비밀을 들키지 않으려면 다른 사람에게 정을 안 줬을 것 같더라. 누군가에게 정주기 힘든 인물이라 집착할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생각하니 샤론을 이해했고 공감했다."

[인터뷰①] 서지혜 "장미희 선생님과 연말 '커플상' 노리고 있다"

- 장미희와 케미도 볼거리였다.

"선생님과 지나가는 말로 연말에 커플상을 노려보자고 했다.(웃음) 전 작품도 같이해서 더 편하게 호흡을 맞출 수 있었던 것 같다. 초반엔 샤론이 베키에게 당하지 않나. 엄마·친구·언니 같은 느낌으로 잘 받아줘서 케미가 잘 살았단 것 같다. 엉덩이 때리는 신도 대본엔 없었는데 즉흥적으로 넣은 거다."

- 전작과 달라진 합이 있다면.

"캐릭터 설정상 장미희 선생님과 연기할 땐 풀어진 모습을 보여야 했다. 그 합들이 재밌었다. 처음 해본 역이라 느낄 수 있었던 점이었다. 후반부엔 슬픔을 담아야 했다. 장미희 선생님과 싸우고 등지는 게 실제로도 슬펐다. 장면을. 서로 등지는 것도 슬프더라. 울컥하는 신도 있었고, 둘이 째려보면서 싸우는 신도 있었다. 연기하다가 둘 다 눈물이 고인 적도 있었다."

- 김설진과 티격태격 케미가 좋았다.

"설진 오빠가 잘 받아줬다. 설진 오빠가 연기를 시작한지 얼마 안 돼서 질문도 많이 하더라. 그래서 대화를 많이 했다. 신을 찍다보면 애드리브를 할 때가 있었는데 그것도 잘 받아줬다. 이로 인해 순구의 캐릭터가 풍부진 것 같았다."

- 애드리브도 많이 했나.

"즉흥적인 대사들이 많이 방송에 나갔다. 거울보면서 신세경과 미모를 비교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때 '내가 더 예쁘지 뭐'는 애드리브였다. 방송에 나올 거라고 생각 못 했는데 뻔뻔하게 나와서 놀랐다. 재밌게 잘 나왔더라.(웃음)"

이미현 기자 lee.mihyun@joins.com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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