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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 때린 장교, 병사는 '탄약고 술판'…나사 풀린 군?

입력 2019-08-14 15:51 수정 2019-08-14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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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JTBC 기자들이 직접 취재한 뉴스, 그리고 또 뒷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 뉴스 보여주는 기자 '뉴스보기' 순서입니다. 오늘(14일)은 국방부 출입하고 있는 국제외교안보팀 김선미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오늘은 좀 새롭게 키워드를 보면서 이야기를 풀어가려고 합니다. 오늘 첫 번째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기자]

'장교가 장교를'입니다.

[앵커]

무슨 약간 노래 제목같기도 하고요.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장교가 장교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5월 충북의 한 공군 부대장이 대령이 부하인 대위를 폭언과 폭행을 한 사건인데요, 이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서 해당 대령은 현재 형사 입건돼서 군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앵커]

군에서도 조사에 나섰다는 것인데, 좀 더 자세히 사건 내용 한번 들여다볼까요?

[기자]

네, A대령은 회식 자리에서 B대위의 목덜미를 세 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에 앞서서 부대에서는 업무를 하면서 '업무가 미숙하다'라는 이유로 욕설을 하기도 했는데요.

보고서 작성이나 이런것들을 잘 못해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였습니다.

이 사실이 주변 사람들에 의해서 퍼지면서, 군 헌병대에까지도 이야기가 들어갔고 결국 군은 지난달 17일 이 대령을 보직해임했습니다.

[앵커]

그동안은 불거진 국내 폭력이나 폭언 사건을 보면은요, 장교가 병사에게, 혹은 병사들 간에 사건이었는데, 이번에는 장교가 장교사이에 조금 특이한 것 같습니다.

[기자]

네, 맞습니다. 군 관계자들에게 직접 들어봤습니다.

외부로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장교들 사이에서도 욕설이나 집합, 폭행들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고 합니다.

오히려 병사들 같은 경우에는 부당한 일을 당하면 외부에 알리거나 신고를 하기 때문에 더 많이 조심하는데, 장교끼리는 '같이 일을 하는 사이'라고 인식해서 조금 덜 조심한다는 그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지난 2014년에는 해군 장교가 부하 장교를 폭행해서 군이 처음으로 계급을 강등시키는 일도 있었습니다.

[앵커]

네, 두 번째 키워드 보겠습니다. '탄약고'네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말 그대로 탄약을 저장하는 창고입니다.

군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장소인데 여기에서 '치맥 술판'이 벌어지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경남 해군교육사령부에서 5월에 있던 일인데요.

탄약고에서 밤 경계 근무하던 상병 2명이 휴대전화로 치킨과 맥주, 소주를 배달시켰습니다.

후문 초소에서 근무하고 있던 병사 2명이 또 있었는데, 그 2명이 후문 틈새를 통해서 음식을 받았고 근무를 서지 않았던 병사 2명까지 총 6명이 합세를 해서 술판을 벌였습니다.

새벽 2시까지 먹고 마셨다고 합니다.

[앵커]

휴대전화로 주문을 했다는 것이 특이해 보이고요. 그런데 탄약고와 후문 모두 경계가 뚫렸다 이렇게 봐야할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같은 사실은 당일 생활관 선임지도관이 휴대전화가 반납되지 않은 사실을 발견하면서 발각이 됐습니다.

전화를 검사해보니까 술판 '인증샷'이 있던 것인데요.

그런데 중대장은 이같은 사실을 알고도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돼고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외출만 제한했습니다.

결국 전말을 폭로하는 내용이 소원수리함에 접수되었고 이것때문에 군 검찰이 수사에 나서서 결국 초소 당번이었던 상병들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은폐 논란이 불거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세 번째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기자]

세 번째 키워드는 '사병 휴대전화'입니다.

방금 말씀 드린 사건도 보면 병사들이 치맥을 휴대전화로 배달주문해 먹었죠.

지금 군에서는 병사들이 일과 시간 뒤에는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는 제도가 시범적으로 실시되고 있는데요. 물론 장점도 많지만, 이번처럼 관련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기때문에 군에서도 고민이 많은 상태입니다.

[앵커]

최근 휴대전화로 불법도박을 했던 사건도 있었잖아요?

[기자]

네, 맞습니다. 경기도 모 육군 부대에서 병사 5명이 불법 도박을 한 사실이 드러난 것인데요.

그중에서 A 병장은 입대 후 960차례에 걸쳐서, 총 1억 8000만 원 규모의 도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중에 290만 원 상당이 휴대전화 사용이 허용된 뒤 생활관 안에서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앵커]

군이 올해 중에 휴대전화 허용을 전면시행하겠다는 계획도 냈었잖아요. 그런데 아직 확정되지 않은것이죠?

[기자]

네, 제가 추가 취재를 해보니까 올해까지는 조금 어렵겠다는 것이 군 당국의 현재까지 판단입니다.

내년 초쯤으로 예정되고 있는데요.

문제점이 드러나지만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문제점으론 앞서 말씀드린 불법 도박부터 음란 유해사이트 접속, SNS로 욕설이나 성희롱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 군 기밀이 유출되는 보안 문제도 우려가 됩니다.

[앵커]

그래도 긍정적인 측면도 있기 때문에 검토되는 것이잖아요?

[기자]

네, 군은 이런 휴대전화를 사용한 일탈 사례가 전체 사용인원에 비해서 0.2%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안앱 등을 개발해서 보완하면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군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병사 대부분인 96.3%가 휴대전화 사용 이후에 외부와의 소통 여건이 좋아졌다고 답했습니다.

군 적응에 도움을 준다는 의견도 79.1%. 그리고 우울감이나 불안감, 소외감을 느낀다고 호소하는 병사의 비율도 낮아진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앵커]

그럼, 다른 나라 상황이 어떤지 간단하게 볼까요?

[기자]

미국과 일본의 경우 모든 병사가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미국과 일본은 모병제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병사제도가 조금 달라서 직접적인 비교는 조금 어려울 수 있겠는데요.

우리처럼 징병제가 있는 이스라엘도, 규정을 위반할 경우 강력한 처벌을 한다는 규정을 두고 휴대전화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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