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하철의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여성에게 "앉지 말라는데 왜 앉아 있냐"며 발길질을 한 남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여성은 실제 임신 중이었습니다. 법원은 전과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실형을 면해줬습니다.
조보경 기자입니다.
[기자]
사건이 일어난 건 지난해 5월, 지하철 5호선 안이었습니다.
A씨는 임산부석에 앉아있었습니다.
그런데 50대 남성이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남성은 다짜고짜 A씨에게 욕을 퍼부었습니다.
앉지 말라고 쓰여 있는데, 왜 앉아 있냐는 겁니다.
A씨는 두려움에 떨며 한동안 앉아 있어야 했습니다.
남성은 A씨의 왼쪽 발목을 여러 차례 걷어차기도 했습니다.
"요즘 여성들은 다 죽어야 한다"는 말도 했습니다.
A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남성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재판부는 남성에게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죄질이 나쁘지만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A씨가 임산부임을 밝히고 난 뒤에는 욕설이나 폭행을 가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임산부석을 둘러싼 갈등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2018년 한 해에만 임산부석과 관련된 민원이 약 28000건 접수됐습니다.
하루 평균 75건입니다.
임산부가 없어도 그 자리는 비워놓자는 시민들의 동참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곳에 앉아본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일반인도 10명 중 4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영상디자인 : 오은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