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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빨리' 새겨 날쌘 좀비에 사연 입히자…전 세계 열풍

입력 2020-06-17 09:48 수정 2020-06-1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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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년 전 좀비를 가득 싣고 달렸던 영화 '부산행'의 열차, 기억하시나요. 천만 관객을 모은 이 영화로 시작된 'K좀비', 한국형 좀비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감염병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사람들은 'K좀비'의 어떤 매력에 빠진 걸까요.

강나현 기자입니다.

[기자]

[드라마 '킹덤 시즌2' (2020) : 짐승처럼 변했어요. 사람의 살과 피냄새만을 좇았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흩뿌린 공포가 세상을 가장 격렬히 뒤흔들던 때, 사람들은 이 조선시대 좀비에게 뜻밖의 위안을 얻었습니다.

190개 넘는 나라에 공개된 이 작품에 "지금까지 좀비물 가운데 최고"라며 "코로나가 지독한 바이러스 정도라는 사실에 안도하게 될 것"이라는 해외의 칭찬도 이어졌습니다.

[영화 '부산행' (2016) : 터널 끝나면 들어간다.]

영화 '부산행'이 열어젖히고 킹덤이 이어받은 좀비물의 인기 속에 기존 해외 좀비들과 구별되는 '케이 좀비'의 특징은 선명해졌습니다.

[전영/안무가 (좀비 동작 담당) : 그냥 달려오는 게 아니라 고개를 미친 듯이 흔드는…이 동작 자체에서 오는 기괴한 충격이 엄청 세죠.]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는 좀비에게도 새겨져 날쌘돌이가 됐고, 달리면서도 쉼 없이 몸을 움직이다 보니, 느릿느릿하게 다가오던 해외 좀비보다 더 긴장을 만들어냅니다.

[연상호/감독 (영화 '반도') : 방금 전까지 우리 이웃이었던 사람, 희생자의 모습도 가지고 있고 그런 복합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게…]

나만 살면 그만이라는 이기심에 짓밟힌 약자와 탐욕스런 정치로 굶주림을 견뎌야했던 백성.

인간을 위협하기에, 그저 빨리 없애버려야 할 존재로 좀비를 바라보는 서구와 달리 왜 좀비가 될 수 밖에 없었는지 좀비들마다 가진 사연에 좀 더 집중한 한국 좀비물은 지금 우리 사회가 마주한 문제와 두려움의 단면을 포착해내는 또 다른 거울이 됐습니다.

(화면제공 : 넷플릭스 NEW 코리아중앙데일리)
(영상그래픽 : 박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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