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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스윙이 홈런으로, 가장 '박병호다운' 신고식

입력 2018-03-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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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가장 '박병호 다운' 방식으로 신고식을 마쳤다.

넥센으로 돌아온 박병호(32)가 복귀 첫 시범경기부터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13일 한화와 2018 KBO 시범경기 개막전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두 번째 타석에서 큼직한 아치를 그렸다.

박병호는 1-0으로 앞선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한화 선발 김민우와 맞섰다. 볼카운트 1볼에서 김민우의 2구째 직구(시속 136)가 몸쪽으로 높게 들어오자 부드럽게 잡아 당겼다. 타구는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 125m를 날아갔다. 대전구장을 찾은 한화 팬들마저 박수를 보낼 만큼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박병호는 지난 2년간 미국 프로야구에서 뛰었다. 2015시즌을 마친 뒤 미네소타와 계약해 미국으로 건너갔고, 2016년엔 메이저리그에서 제법 장타력도 뽐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엔 마이너리그에만 머물렀다. 그 사이 넥센의 팀 성적도 하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4년 만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올해는 다르다. 타선에서 중심을 잡아 줄 확실한 4번 타자 박병호가 돌아왔다. 박병호는 2013년부터 4년간 홈런왕과 타점왕을 연속으로 석권했다. 2015년과 2016년엔 2년 연속 50홈런도 돌파했다. 침체된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 고척스카이돔에서 홈런 퍼레이드를 펼쳐 줄 주인공이 돌아왔다.

그런 기대가 큰 만큼 박병호의 어깨가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 자칫 너무 많은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기우였다. 박병호는 모처럼 다시 밟은 한국의 야구장에서 또 한 번 자신의 장기인 홈런을 폭발시켰다. 이 경기에서 처음으로 휘두른 스윙이 홈런으로 연결됐다.

박병호는 첫 번째 타석에서는 김민우의 제구 난조를 틈타 볼넷을 골라 걸어 나갔고, 세 번째 타석에선 김민우의 초구를 공략했다가 야수 정면으로 향해 좌익수 플라이로 돌아섰다. 2타수 1안타 1볼넷. 2년 만에 다시 KBO 리그 무대에 선 박병호의 첫 공식 경기는 넥센의 5-4 재역전승으로 끝났다.

박병호는 경기를 앞두고 올해 시범경기가 정규시즌 일정상 팀당 8경기로 축소된 데 대해 걱정을 표현했다. "더 많이 (시범경기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이 한국 투수들의 공을 보고 시즌을 시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경기 후에도 "이번 시범경기는 경기 수가 적어서 매 타석 집중한다는 마음으로 임하려고 했다"며 "홈런보다 그 부분이 더 중요하다. 매 경기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도 모처럼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도는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그는 "타이밍이 조금 늦어서 홈런이 될 줄 몰랐다"며 "워낙 오랜만이라 생각보다 더 오래 뛴 것 같다"며 웃었다.

박병호의 진짜 여정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그는 "몸은 거의 100% 만들어졌다.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이 아직 어색하긴 하지만, 앞으로 잘 적응해야 나가야 한다"며 "어떤 것도 변명이 되지 않는다. 시범경기 동안 정규시즌 준비를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전=배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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