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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공원에 주차했다가 '문콕'…이유 있었다

입력 2020-06-30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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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같은 코로나19 시대에 야외, 특히 시민공원 이용하는 분들 계시지요. 주차장에서 차에서 내리거나 탈 때 어떠신가요? 오늘(30일) 밀착카메라가 만난 한 분은 '몸이 찌그러지는 느낌'이라고 하셨습니다. 주차장법 시행규칙이 작년에 바뀌어서 폭이 2.5m로 넓어지긴 했지만 다 그런 게 또 아닙니다.

정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반포한강시민공원의 주차장입니다.

주차 구역당 폭이 2.5m로 지난해 개정된 주차장법 시행규칙이 적용된 곳인데요.

두 차가 올바르게 주차했을 경우에 차 사이의 폭이 80cm가 넘기 때문에 차를 타고 내리는 데 큰 불편함이 없습니다.

바로 옆 주차구역으로 가 봤습니다.

다닥다닥 붙은 차들 사이로 사람들이 힘겹게 빠져나옵니다.

[강승원/경기 용인시 : 조심스럽게 하려고 하는데 부딪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안 닿으려고 하면 아무래도 찌그러져서 내리는 편이죠. (사람이 찌그러져서) 네.]

이 주차구역의 폭은 불과 220cm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시면 3대의 차가 전부 주차는 정상적으로 한 상태인데요.

이쪽의 경우에는 차 사이의 간격이 50cm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반대쪽을 보시면 이 경우는 불과 35cm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개정된 시행규칙인 2.5m에 비하면 턱없이 비좁습니다.

다른 차들 사이에 주차를 해봤습니다.

차에서 내리려는데, 옆 차에 닿지 않고 나오려니 온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정도입니다.

[와, 이거 나가는 게 만만치 않은데.]

[설재한/서울 청담동 : 폭이 좁아서 차와 차 사이에 열고 탈 때 아주 비집고 타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굉장히 불편해요.]

[오승주/서울 대치동 : (스크래치가 나 있다거나) 그런 적은 꽤 있죠. 이 주차장에서는 그런 일이 빈번하게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저희 아이들한테도 내릴 때 항상 문 옆에 닿지 않게 조심하라고…]

[한강사업본부 공원시설과 : 예산 확보를 해서 그다음에 (구획) 조정을 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됐던 것 같아요. 한 9억원 정도 예산이 들 것 같아요.]

주말이면 북새통을 이루는 서울숲도 주차가 좁긴 마찬가지입니다.

선이 중복으로 그어져 있거나 흐릿해 주차를 엉뚱하게 한 경우도 눈에 띕니다.

이처럼 네 면의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선 과거 규정대로라면 9m 20cm, 현행 규정대로라면 10m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쪽을 보시죠. 8m 40cm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차들이 정상적으로 주차를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서울교육청연구정보원 건물이 있는 남산공원 주차장.

3주 전, 주차면 표시를 새로 했지만 현행 규정을 적용하진 않았습니다.

남산 방문객들이 주차하는 공간은 너비가 2.3m지만 교육청정보원 직원 전용 주차공간은 무려 2.6m입니다.

2019년 이전에 생긴 주차장은 개축이나 증축을 하지 않는 이상 바뀐 시행규칙을 반드시 적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존에 있던 주차장에 바뀐 너비 규정을 강제로 적용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중부공원녹지사업소 : 민간에서 운영하는 중인데요. 2.5m로 늘리면 면수가 확 줄잖아요. 그런 것도 협의를 통해서 2.5m로 개선하려고…]

하지만, 일부 시설들은 자체적으로 협의를 통해 바꿔나가기도 합니다.

용산가족공원은 현재 2.3m 폭으로 사선주차로 돼 있지만 2.5m로 폭을 넓혀 다시 설정하기로 했습니다.

[한홍영/용산가족공원 주차관리 위탁업체 : 민원 들어가니까 우리가 일일이 나오는 걸 봐주기도 하죠. 워낙 좁잖아요. 이 가운데 다 없애고 여기 직각, 저기 직각 해서 바로 나갈 수 있게끔…]

서울시 시민감사옴부즈먼위원회의 직권감사에선 28개 공원 사업소 내 공영주차장의 15.4%가 기존 설치규정을 어기고 있었고, 현행 규정을 적용하면 3곳을 제외한 모두가 부적격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이 조사에 한강시민공원은 빠져 있습니다.

주차선의 기준이 되는 국산 준중형 차들의 몸집은 점점 커져 왔습니다.

주차장법도 그에 맞춰 최근에 바뀌고 있는데요.

하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주차구역 크기가 천차만별이라 시민들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많습니다.

(VJ : 최진 / 영상디자인 : 유정배 / 인턴기자 : 정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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