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터넷을 통해 재일 동포 학생에게 비난의 글을 퍼부은 일본인이 모욕죄로 처벌을 받았습니다. 인터넷에 익명으로 이른바 혐한 등의 헤이트 스피치를 한 범죄에 대한 첫번째 형사 처벌입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월, 재일동포인 고등학생 A군은 평화를 기원하는 한 행사에 참가했습니다.
현지 언론은 이 행사를 소개하며 당시 중학생이었던 A군의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그런데 60대 일본인 남성 B씨가 A군을 비난하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A군 실명을 거론하며 '재일한국인은 악성 외래 기생 생물종'이라고 한 것입니다.
이 글은 여러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퍼졌습니다.
큰 충격을 받은 A군은 블로그 관리회사에서 B씨의 신원 정보를 확보해 고소했습니다.
검찰은 지난해 말 B씨를 모욕죄로 약식기소 했습니다.
법원은 B씨에 대해 9000엔, 우리 돈으로 9만2000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액수는 적지만 파장은 큽니다.
인터넷에 혐한처럼 공개적으로 차별하거나 혐오하는 발언, 즉 헤이트 스피치를 익명으로 올려 처벌받은 것은 사실상 처음입니다.
A군 변호인 측은 "온라인에서 특정 집단을 비방하면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교훈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에서는 2016년부터 헤이트 스피치 억제법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처벌 조항이 없어 반쪽짜리라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영상디자인 : 박성현·황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