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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선진국? 뒤처진 행정…이상한 '페트병 등급'

입력 2018-04-15 21:33 수정 2018-04-15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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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OECD 기준으로 볼 때 한국은 '재활용 선진국'입니다. 지난해 OECD에서 나온 환경성과평과 보고서를 보면 폐기물의 80% 이상을 재활용 하고, 매립에서 재활용으로 폐기 방식도 잘 전환한 '모범국가'입니다. 기꺼이 종량제 봉투를 구매하고, 또 날짜 맞춰 분리 수거하는 불편을 감수해 온 시민들의 공이 크다고 하겠죠. 하지만 최근 수도권 지역 쓰레기 대란에서도 나타났듯, 정작 정부당국의 재활용 행정은 시민의식에 못 미치는 모습입니다. 지금 페트병 등급제라는 게 시행되고 있는데, 이 역시 오히려 재활용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먼저 정해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경기도 김포의 한 재활용 처리 업체입니다.

8단계를 거쳐 세척했지만 페트병 조각에는 라벨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접착제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업체들은 비용과 시간을 이유로 접착제가 사용된 국내산 페트병 수거를 꺼립니다.

[맹성호/재활용 처리 업체 대표 : 본드를 제거하기 위해서 온수에 양잿물을 투입해서 약 15분 정도 삶는 과정…]

왜 국내에서는 접착제를 사용할까.

환경부가 지난 2014년 새롭게 만든 등급제입니다.

그런데 재활용이 쉬워야 하는 1등급에 접착제 사용 제품을 포함시켰습니다.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은 일본, 유럽 등에서 쓰이는데, 국내에서는 2등급으로 분류했습니다.

최근 1등급을 받은 페트병들입니다.

재활용을 위해선 이 라벨을 제거해야 하는데, 접착제가 붙어있어 라벨을 떼어내기 어렵습니다.

이 제품은 라벨을 떼어내도 접착제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1등급의 경우, 물속에서는 라벨이 떼어진다고 하지만 시민들이 직접 떼서 재활용하기는 어려운 구조인 겁니다.

일본은 대부분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아 소비자가 직접 라벨을 떼어낼 수 있습니다.

[일본 환경성 관계자 : 기본적으로 다 떼기 쉽게 돼있어요.]

환경부 측은 포장재재활용공제조합에서 관련 기준을 만들어, 기술적인 부분은 잘 모르겠다는 입장입니다.

[환경부 관계자 : 여기 앉아있는 공무원이 접착식 일일이 다 조사해가면서 할 수는 없고요. 조합에서 그 업무를 하니까요.]

(영상디자인 : 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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