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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정인 "남북관계, 인내심 갖고 반전 모색…북 호응 있어야"

입력 2020-06-29 20:58 수정 2020-06-29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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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뉴스룸'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서복현


[앵커]

북한이 군사행동을 보류한 뒤로 지금 잠잠한 상태입니다. 대신 볼턴 회고록 때문에 한미 외교가가 시끄러웠습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이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잠깐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 안녕하세요.]

[앵커]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서 우리 정부가 앞서 보도에도 나왔지만 대응을 하고 있거든요. 북한이 조용한 이유, 이것 때문이라고 보십니까?
 
  • '전단살포' 정부 대응 효과? 북 조용한 이유는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 보수적으로도 있겠죠. 그러나 제가 볼 때는 지난 6월 3일 김여정 제1부부장이 성명, 담화를 내고 그다음에 일련의 움직임을 보면 기본적인 게 대북전단 살포 때문에 사실상 그런 정치적 결정을 내렸다고 봅니다. 그러나 최근에 김정은 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를 소집하고 그다음에 그동안 하려고 했던 네 가지 군사행동에 대해서 보류 조치를 취한 것은 그 나름대로의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거기에는 미국이 아주 공세적으로 이 지역에 대해서 항공모함도 3척씩이나 전진 배치를 하고 또 중국하고도 아마 충분한 교감이 있었지 않은가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아마 안과 밖의 종합적인 상황들을 판단해서 전략적으로 우선 잠정적으로 유보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하는 그런 결정을 내린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아직은 보류이지 철회를 한 건 아니기 때문에 아직도 불확실성의 여지는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앵커]

방금 북한의 전략적 판단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최근 인터뷰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북한은 한국이 미국을 설득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그러면 한국에 대해서 이렇게 나오는 이유는 결국은 한국이 나서서 미국을 설득해라 이게 아니면 한국이 뭔가를 좀 움직여라, 자체적으로 뭔가 움직여라 이런 뜻으로 해석을 하시는 건가요?
 
  • "북, 한국이 미 설득할 수 없다 판단" 의미는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 그것도 부분적으로 있을 수 있죠. 그러나 이제 기본적으로 북의 입장은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 선언을 채택을 했을 때, 미국에 관계없이 남북한 관계가 크게 개선될 걸 기대를 했는데 그게 이루어지지 않았죠. 그건 국제제재 때문이고 그다음에 국제제재 배후에는 미국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인데 그러니까 북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에 대해서 보다 자주적으로 좀 해야 되는데, 우리가 그렇지 못했다는 거에 대한 실망감과 어쩌면 소위 분노를 표명한 거라고 볼 수가 있겠죠. 그리고 또 하나는 하노이 정상회담 때 김정은 위원장이 소위 영변 핵시설의 완전하고 영구적인 폐기 카드를 들고나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받지 않았단 말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평양선언 5조 2항에 들어간 부분이에요. 그러니까 아마 북측에서는 우리 정부가 미국 측하고 충분한 교감이 있었다고 봤는데, 그것이 없는 거에 대한 아쉬움도 거기에 깔려져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앵커]

대북 지원과 관련해서요. 미국이 반대한다고 못하는 건 아니다,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예를 들면 식량, 의약품 지원 말씀을 하셨고요. 북한 비자 발급받으면 북한 방문을 허용하는 개별관광도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부분이 이제 제재와 관련이 없으니까 우리가 단독으로 할 수가 있다, 이런 취지의 말씀이신데 미국이 반대하지 않더라도 할 수는 있겠지만 예를 들면 미국이 이 부분에 대해서 강하게 반발한다거나 한국에 항의를 했을 때 한국이 그걸 감내할 수 있느냐의 문제도 또 있는 거거든요.
 
  •  미국과 조율없이 대북지원·개별관광 가능한가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 그건 사실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지난 1월 7일 문재인 대통령께서 이제 우리가 독자적인 행보도 할 용의가 있다, 그래서 결국에 국제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품목에 대해서는 우리가 전향적으로 나가겠다, 그래서 이제 개별관광 그리고 철도연결사업 그다음 비무장지대에 있어서 국제평화지대 건설 및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이런 것들을 들고나왔단 말입니다. 그리고 정부는 많이 준비를 하고 있었죠. 거기 변수는 아마 타미플루 케이스일 거예요. 우리가 타미플루 북측에서 요청도 했고 우리가 타미플루를 북측에 제공하려고 그러는데 이제 미국 측에서 그것을 트럭, 그것을 싣고 가는 트럭은 소위 트랜스퍼, 반입에 해당되기 때문에, 반출에 해당되는 거기 때문에 UN안보리 제재 결의 위반이라고 해서 제동을 걸었거든요. 결국 우리가 전달을 못했죠. 그 이후에 북한의 태도가 상당히 달라졌거든요. 그래서 하여간 현시점에서 봤을 때는 북이 나와야 될 겁니다. 그래서 지금 인도적 지원 문제부터 시작해서 공중보건 부분, 특히 코로나 관련된 이런 협력은 남북한 간에 있어야 하는데 지금 현재는 그런데 통신선 다 차단해버리고 북에서는 남측하고 일체 접촉을 안 하기 때문에 지금 어려움이 있는 건데 하여간 적당한 시간을 두고 북이 나와야 된다고 저는 봅니다.]

[앵커]

제가 미국과 관련해서 이 질문을 드린 이유는 한미 워킹그룹이 사실상 족쇄다, 남북 관계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이런 지적들이 있어서요. 여기에 대해서는 혹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한·미 워킹그룹이 발목 잡는다는 비판있는데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 한미 워킹그룹은 순기능도 있고 역기능도 있어요. 원래 미국에서 제안해서 우리 정부가 받았을 때는 어떤 이유에서 받았냐 하면 미국의 트랜스퍼에 제재하고 관련된 부서들이 많이 있습니다. 재무성이 있고 그다음에 상무성이 있고 그다음에 국가안전보장회의 NSC도 있고 그다음에 UN 주재 미국대표부에서 또 실질적인 대북제재 관련을 하거든요. 이 워킹그룹을 하면 좋은 게 뭐냐. 그들을 전부 다 한가운데 불러놓을 수가 있어요. 우리도 관련 부처 다 모아놓고 한 곳에서 협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거래 비용이 줄어들고 상호 의사소통이 잘된다고 봤거든요. 그러나 그걸 운용하는 과정에서 미국 측에서는 제재 품목 이외에 대해서까지도 관여를 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남북 관계 전반적으로 규율하려고 하는 태도를 보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강력하게 나갔고 그래서 결국 나중에는 제가 알기로는 그렇습니다. 사람들은 워킹그룹에서 우리가 승인을 받는다라고 하는데 그건 사실과 다릅니다. 그건 협의체이고 그리고 우리가 UN안보리 제재 결의안에 위촉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일방적 통보를 하고 있다고 보셔도 될 겁니다. 그래서 성격은 많이 바뀌어졌는데 그러나 이제 문제는 북에서 호응을 안 하니까 워킹그룹이라고 하는 게 어떻게 보면 이제 무력화가 된 거죠. 그리고 이제 워킹그룹이 초기에는 이거 갖고 한미 간에 이제 소위 유대를 강화시킨다는 의미에서 크게 선전도 했지만 사실상 작년 초부터는 사실상 이것을 비공개, 비공식 형태로 이루어졌었거든요. 그래서 그 성격이 많이 바뀌었어요. 그러니까 제가 볼 때는 제재 품목을 해제하려고 하면 이런 협의체제가 필요하고 그러나 제재에 걸리지 않는 품목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가 독자적 결정을 해서 밀고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앵커]

끝으로 한 가지만 더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특보시기 때문에요. 정부의 다음 절차는 어떤 게 될까요, 이 상황을 풀어가기 위한 절차요.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은 그렇습니다. 우선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된다. 그리고 북의 입장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에서 결정한 게 보류이기 때문에 아직도 불확실성의 여지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것은 지금 휴전선과 북방한계선 중심으로 해서 우발적 군사 충돌이 나오는 것을 막자. 그게 상당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내심을 갖고 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면서 새로운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자는 건데, 여기 북의 호응이 상당히 중요하겠죠. 우리 국민들 입장에서는 사실 그렇지 않습니까? 개성연락사무소 그렇게 폭파시킨 것에 대한 국민적 사실상 분노가 상당히 큽니다. 북쪽도 거기에 대해서 분명히 해명도 하고 그러면서 전향적으로 나와야 지금의 위기 국면을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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