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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봉준호 블랙리스트 올려놓고…숟가락 얹나"

입력 2020-02-12 19:04 수정 2020-02-1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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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톡 쏘는 정치의 강지영입니다. 오늘(12일) 오전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르며 세계 영화계의 역사를 다시 쓴 영화 '기생충'의 배우와 제작진들이 말 그대로 금의환향했습니다. 일정 상 다음 주에 귀국하는 봉준호 감독 대신 송강호 배우가 대표로 마이크를 잡고 인터뷰를 했는데요. 그날의 감동이 남아서일까요, 감사하다는 말을 다르게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송강호/영화배우 : 영화팬 여러분들의 끊임없는 성원과 응원이 계셨기 때문에 저희들이 그렇게 좋은 결과를…좋은 결과를 얻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죄송합니다. 뭐가 죄송하지?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한국 영화를 통해서 전 세계 영화팬들에게 한국의 뛰어난 문화와 예술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4관왕에 오른 기생충의 인기는 더 올라가고 있습니다. 미국 상영관 숫자는 이번 주말 2천 개를 넘을 거라고 하고요. 국내에서도 다시 개봉하고 봉 감독의 각본집 등 관련 서적도 100배 이상 판매가 늘었습니다. 물론 정치부회의에서도 숟가락을 좀 얹긴 했지만 정치권에서 가만둘 리 없죠. 기생충 숟가락에는 여야가 없습니다. 유형별로 보시죠.

첫 번째, 포스터 '눈 가리고 00'. 주인공들이 검은 띠로 눈을 가린 채 서 있는 영화 포스터를 패러디한 경우입니다. 민주당 박경미 의원부터 박찬대 의원, 이재정 의원까지 줄을 이었습니다. 봉 감독의 4관왕에 이어서 "우수의원상 4관왕"을 강조하는가 하면 열심히 일하겠다며 "열일충"이라는 제목을 적어놨습니다.

두 번째 유형, 깨알 인연을 강조한 "우리가 남이가"입니다. 자유한국당의 강효상 의원은요. 봉 감독의 출생지가 대구라는 이유로 어제(11일) 원내 대책 회의에서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강효상/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봉준호 감독은 대구 출신입니다. 대구, 69년에 대구시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다닌 우리 감독인데요. 저도 동시대에 그 이웃 동네에서 학교를 같이 다녔습니다.]

이런 인연이라면 최소 수백만 명이 해당될 것 같습니다. 저도 포함이 될 것 같고요.

한 발 더 나아가서 '공약 남발형'도 있습니다. 특히 봉 감독의 고향인 대구 지역 한국당 예비후보들의 공약 경쟁 치열한데요. 봉준호 기념관에 동상과 공원은 기본이고요. 봉 감독의 '생가터 복원'까지 내세웠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민정수석을 지낸 곽상도 의원 역시 대구 남구에 영화관 등 문화시설 확충을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일각에서는 공약은 공약이지만 한국당의 태도가 이중적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봉 감독과 배우 송강호 씨는 물론이고요. CJ 이미경 부회장 역시 박근혜 정부 시절에 정부에 비판적인 작품 등을 했다는 이유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랐었습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블랙리스트에 올렸던 사람들이 이제 와서 봉 감독의 쾌거에 숟가락을 올려놓으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영화 '기생충'을 세계인이 평가한 건 일상이 되어버린 계급사회에 대한 디테일한 풍자였습니다. 여든 야든 영화의 본질은 무시하고 영화를 이용한 마케팅에만 급급하면 자칫 봉준호 감독의 영화처럼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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