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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분석원 싸우고, 연봉 고과 문제까지…NC의 역주행 이유

입력 2018-05-17 06:02 수정 2018-05-1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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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분석원 싸우고, 연봉 고과 문제까지…NC의 역주행 이유

현장과 프런트가 모두 삐걱거린다. NC가 '역주행'을 하고 있다. 전에 없던 위기다.

2018시즌 초반 최대 이변은 NC의 추락이다. 시작부터 흔들린 건 아니다. 첫 11경기에서 8승을 따내며 리그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후 32경기에서 8승 밖에 거두지 못했다. 이 기간 동안 승률이 고작 0.281에 불과하다. 15일엔 뼈아픈 패배까지 당했다. 지역 라이벌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해 17승26패로 승차 마진이 -9까지 벌어졌다. 무엇보다 반 경기차로 앞서 있던 10위 삼성이 LG를 꺾으면서 10구단 체제가 시작된 2015시즌 이후 처음으로 꼴찌가 됐다.

NC는 신생팀의 한계를 빨리 벗어난, 스포츠 신생구단의 특급 모범사례로 칭찬받아 마땅하다. 경험이 많은 김경문 감독을 선임해 기둥을 세웠고, 신생팀 혜택을 잘 이용해 다수의 유망주를 영입했다. 1군 첫 해였던 2013시즌 7위로 숨고르기를 한 뒤 2014년부터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화려하진 않지만 내실이 강한 팀, 그게 바로 NC 구단의 장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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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 시즌엔 다르다. 동시다발로 균열이 생기면서 뒤늦게 성장통에 시달리고 있다. 말 그대로 내우외환.

강점을 보인 외국인 선수도 색깔을 잃었다. 그동안 NC는 에릭 테임즈와 에릭 해커 등 굵직굵직한 외국인 선수를 다수 보유해 타 팀의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올 시즌엔 180도 상황이 달라졌다. 새롭게 영입한 로겐 베렛은 현재 퇴출 1순위다. 9경기에 등판해 2승5패 평균자책점 6.49. 지난 14일 2군행을 지시받았고, 언제 1군에 등록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김경문 감독은 "열흘 만에 올리려 했다면 아예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고 했다. 그나마 제 역할을 해준 왕웨이중은 어깨와 팔꿈치에 뻐근함을 느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2년차 외국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도 위력적인 모습은 아니다.

안방은 구멍이 났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입대한 주전 포수 김태군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김태군 백업 발굴을 수년째 NC가 해결하지 못한 난제. 2015년 용덕한, 2017년에는 김종민을 트레이드로 영입했지만 안방 강화엔 실패했다. 지난 3월에는 한화와의 1대1 트레이드로 정범모를 데려왔다. 그러나 전력 상승과는 거리가 있다. 정범모는 도루 저지율이 25%로 높지 않고, 타율도 0.156(90타수 14안타)에 불과하다. '마이너리그 유턴파' 신진호와 드래프트 2라운드 출신 박광열의 성장은 더디다. 15일 롯데전 마스크는 팀 내 4~5번째 포수로 분류됐던 윤수강이었다.

불펜도 무너졌다. 올해 역전패만 14번으로 삼성(16번)에 이은 리그 2위다. 마무리 투수 임창민은 오른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됐다. 베테랑 김진성과 원종현은 성적 부진으로 2군에 다녀왔다. 최근 몇 년 동안의 누적된 피로감이 발목을 잡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배재환과 노성호는 안정감이 떨어진다. NC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5.73으로 리그 최하위다. 선발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불펜이 버텨줘야 하지만 상대가 느끼는 위압감은 이전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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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도 문제다. 현장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한다. 이미 외국인 선수 영입 과정에서도 실책을 범했다. 베렛은 메디컬 테스트에서 팔 상태에 문제가 드러났다. 구단은 60만 달러였던 보장 금액을 30만 달러로 낮춰 계약을 진행했지만 결국 이게 발목을 잡는다. 일종의 로또나 다름없는 결정이었고, 개막 두 달이 지나지도 않은 시점에 우려했던 결과가 나왔다. 김경문 감독은 베렛의 팔 상태를 고려해 과감하게 마운드 운영을 하지 못한다.

새 수장 체제에서 잡음도 많다. NC는 지난해 12월 황순현 대표를 선임했다. 황 대표는 지난 2월 승부조작 당시 선수단 관리 소홀 문제 등으로 전출됐던 배석현 전 단장을 주요 요직으로 복귀시켰다. 2016년 7월 발생한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에서 주력 투수 이태양이 이름을 올려 영구 제명된 바 있다. 여기에 롯데 투수 이성민까지 NC 소속으로 있을 때 승부조작을 한 것으로 확인돼 재판받고 있다. 사건이 일단락되지 않은 시점에서 '무리하게 인사이동을 했다'는 시각이 존재했다.

'투자에 인색하다'는 말은 그간 NC야구단에서 나오지 않던 말이었다. 그러나 NC는 올 시즌을 앞두고 불펜 투수와 연봉 협상에 어려움을 겪었다. 필승조로 뛴 선수 대부분이 구단이 책정한 연봉 인상에 난감함을 보였다. B선수는 연봉조정 신청까지 각오하고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구단이 이런 분위기를 감지해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 '타자보다 투수 파트의 고과가 낮다'는 푸념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불펜의 부진이 연봉 협상에서 터진 불만의 연장선상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김경문 감독도 "불펜투수들의 가치가 더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현장에서도 이미 인식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지난 4월엔 구단 전력분석원 2명이 야구장에서 다툼을 벌이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둘은 지역 고교 야구 선후배 사이. 한 명은 사직서를 냈고, 현재 휴가 중인 다른 한 명도 팀을 떠날 게 유력하다. 구단은 개인의 일탈로 선을 그었지만 그 여파는 선수들이 감당한다. 손발을 맞추던 파트너를 잃었다.

김경문 감독은 "팀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남기는 게 있어야 한다"고 했다. 베렛 대신 젊은 투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겠다는 얘기다. 부상 선수가 돌아오고 좋은 기운을 타면 반등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주축 타자들의 타격감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개막 7연패를 당했던 롯데는 40경기 만에 5할 승률을 회복했다. NC가 못할 이유가 없다.

이를 위해서는 전력 정상화뿐 아니라 구단의 지원도 재정비돼야 한다. 현장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현재는 어수선한 게 사실이다. 내년에는 신축 구장이 들어선다. 그만큼 올 시즌 성적이 중요하다. 야구단 안팎에서 쇄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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