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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따뜻한 인도양'이 불러온 나비효과

입력 2020-01-17 21:25 수정 2020-01-18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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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하인드 플러스 시간입니다. 오늘(17일) 주제는 조금 전 리포트에서 보셨듯 유난히 따뜻한 올겨울 날씨입니다.
김세현 기상 전문기자 그리고 소비자 생활팀 이주찬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김세현 기자]

안녕하세요.

[이주찬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김세현 기자, 먼저 첫 번째 키워드부터 볼까요?

# 한파 '0'

[김세현 기자]

첫 번째 키워드는 < 한파 '0' > 입니다.

[앵커]

아까 리포트에서 본 것처럼 기상청 발표 얘기군요?

[김세현 기자]

그렇습니다. 서울은 한파가 하루도 없었고 춘천은 단 하루만 한파로 기록됐습니다.

춘천은 지난해만 해도 한파 일수가 20일이었습니다.

문제는 단순히 덜 추웠던 정도가 아니라는 건데요.

지난 7일 제주의 낮 최고기온은 초여름 수준인 23.6도까지 올라갔습니다.

[앵커]

맞아요. 반팔 입고 다니고 그랬잖아요.

[김세현 기자]

또 이 기록은 1월 기온으로는 1923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았던 기록입니다.

이러다 보니 반팔 차림을 한 시민들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앵커]

23도면 진짜 반팔 입을 만하잖아요. 그런데 이런 겨울 같지 않은 겨울 날씨,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인가요?

[이주찬 기자]

이러다 보니까 각 지자체들이 비상이 걸렸습니다.

예년 같으면 지금 한창일 겨울 축제가 줄줄이 연기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산천어 축제로 유명한 강원도 화천군이 대표적입니다.

당초 이달 4일에 축제가 시작될 예정이었는데 얼음이 얼지 않으니까 11일로 연기를 했고 또 27일로 지금 미룬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기상 이변이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죠?

[김세현 기자]

영상을 한번 보실까요? 사막으로 둘러싸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때아닌 눈이 내리면서 겨울왕국이 됐고요.

그리고 반대로 꽁꽁 얼어야 할 알래스카는 불볕더위가 찾아왔습니다.

호주도 마찬가지입니다. 초대형 산불이 났는데 유난히 덥고 건조한 날씨에 진화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앵커]

말 그대로 지구촌이 다 비상인데 원인을 놓고 이런저런 분석들이 나오고 있죠?

[김세현 기자]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히는 게 인도양 쌍극화 현상입니다.

[앵커]

그건 어떤 현상인가요?

[김세현 기자]

먼저 그림을 한번 같이 보시겠습니다.

인도양 쌍극화 현상은 인도양의 서쪽과 동쪽의 해수면 온도가 한쪽은 높고 다른 한쪽은 낮게 벌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인도양판 엘니뇨라고도 하는데요.

최근에는 지구온난화 영향 때문에 인도양의 서쪽의 해수면 온도가 크게 올라갔습니다.

이 때문에 서쪽과 동쪽의 온도 차이가 60년 만에 가장 뚜렷하게 벌어졌습니다.

이런 현상이 호주를 매우 건조하게 했다는 겁니다.

포항공대 국종성 교수는 인도양에서 벌어진 이 현상이 우리나라에까지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습니다.

우리나라 남동쪽에 고기압성 흐름을 만들고 해수면 온도를 높게 만들어서 따뜻한 바람이 불게 했다는 겁니다.

[앵커]

결국 인도양 한쪽 편이 뜨거워진 게 한반도의 겨울까지 따뜻하게 만들었다, 이런 분석인 거네요.

[김세현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앵커]

두 번째 키워드는 뭔가요?

# 짧아진 '롱패딩'

[이주찬 기자]

두 번째 키워드는 < 짧아진 '롱패딩' > 입니다.

[앵커]

롱패딩 잘 안 입고 이제 좀 짧은 패딩 입는다 이런 건가요?

[이주찬 기자]

몇 년 전 겨울부터 길거리를 장악했던 롱패딩. 주로 검정색에다 긴 모습에 일명 김밥 패딩이다, 이렇게 불리는데요.

[앵커]

맞습니다.

[이주찬 기자]

요즘 거리에서는 예전만큼 많이 보이지가 않습니다.

대신 길이가 이제 허리춤까지 오는 숏패딩이 부쩍 늘었는데요.

이상 기후가 시민들의 소비 패턴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2년 전만 해도 전체 패딩의 81%, 그러니까 10벌 중에 8벌이 롱패딩을 구입을 했는데 올겨울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숏패딩이라고 하는 길이가 짧은 패딩을 선택하는데 전체 매출의 한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10벌 중에 7벌은 숏패딩을 요즘은 사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요.

또 롱패딩에 밀렸던 다른 패션 상품들도 이제 반등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겨울 코트인데요.

한 여성 브랜드의 경우에 코트 매출이 전년에 비해서 50%가량 더 늘어난 것으로 지금 집계되고 있습니다.

[앵커]

아무리 추워도 코트 입는 사람 보면 좀 이해가 잘 안 됐던 분들도 이런 날씨라면 다들 코트 입을 만하다, 이런 얘기 많이들 하시더라고요. 여가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이주찬 기자]

또 따뜻한 겨울에 특수를 누리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대표적인 곳이 골프장인데요.

보통 1월이면 이제 문을 닫아서 휴장을 하다가 그랬던 골프장들이 요즘에는 세일까지 해 가면서 손님들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반대로 이맘때쯤이면 크게 사람들로 붐볐던 스키장은 손님들이 확 줄어서 울상이라는 소식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김세현 기상 전문기자 그리고 이주찬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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