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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플러스] 불만 더 커진 정부 '건보료 개편안'…왜?

입력 2017-02-11 21:39 수정 2017-02-11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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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슈를 분석하는 토요플러스 시간입니다. 얼마 전 정부가 건강보험료 개편안을 발표했는데요. 5년 간 미뤄졌던 개편 작업이 다시 시작됐다는 반가움보다는 불만이 더 큰 것 같습니다.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만만치 않은 논란이 예상됩니다.

구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건강보험료에 대한 민원은 한해 7390만 건입니다.

대부분 보험료가 너무 많다는 건데 특히 형평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왜 조용히 하라고 해요. 내가 발언권도 없습니까?]

[최현동/건강보험공단 노원지사 과장 : 이명박 대통령이 2만 5000원 냈었잖아요. 누구도 2만 5000원 내는데 내가 왜 10만원 20만원 내냐 하는데 (요즘엔) 최순실은 얼마내냐고 물어봐요.]

직장가입자와 달리 지역가입자는 소득뿐만 아니라 재산에도 부과하는데서 문제가 시작됩니다.

특히 주택과 땅은 물론 전월세금과 차량에 붙는 건보료가 갈등의 주원인입니다.

정부도 문제점을 인정하고 개편안을 마련했지만 기대에 못미친다는 반응입니다.

[최현동/건강보험공단 노원지사 과장 : 소득 중심으로 될 것 같습니다. 라고 했는데. 어떻게 그 사람들(민원인)한테 이해를 시킬지. 난감하죠. 저희 입장에선.]

제주도에서 감귤농사를 하는 김 모 씨는 소득은 그대로인데 최근 월 건보료가 10만 원 올랐습니다.

중국인 투자 열풍에 땅값이 들썩인 결과입니다.

[김모 씨/제주 농민 : (한 해) 1000만원을 벌어서 120만원을 순수 건보료에만 납부하면 농민들은 농사를 짓지 말고 딴 일을 하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차라리 땅을 팔 때 차익에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립니다.

직장인은 은퇴 시점에 충격이 큽니다. 퇴직하면 당연히 소득이 대폭 주는데 10명중 6명은 건보료가 오히려 오릅니다.

살고 있는 집과 퇴직 연금이 상승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김원경/퇴직자 :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 (한 달) 23만원 정도 (내더라구요.) 봉급생활자가 40년 50년 해서 집 한 채 겨우 마련한건데 그 것이 무슨 큰 죄인양…]

정부 개편안은 최종적으로 5000만 원 이하 주택, 1억 6700만 원 이하 전월세금은 부과대상에서 빼준다는 겁니다.

하지만 서울 등 대도시의 서민은 여전히 혜택 밖에 있습니다.

지은지 30년이 년 넘은 서울 상계동의 10평짜리 아파트입니다.

낡고 좁아도 시가로 3억 원이라 여전히 상당한 재산보험료를 내야 합니다.

반면 예금 등 금융자산은 부과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이자와 배당소득이 연 2000만 원이 넘어야 보험료가 부과되는데 현재 이율론 10억 원 넘게 예치하지 않으면 보험료를 안내도 됩니다.

정부도 문제가 많은 걸 알지만 그래도 지역가입자 소득파악률이 너무 낮아 재산 부과 방식을 포기하지 못하겠단 입장입니다.

그에 따른 부담이 직장가입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불만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송명종/직장인 : 저희 (직장인) 같은 경우는 유리지갑이고 거의 다 보이기 때문에 불리할 것 같아요.]

하지만 소득파악 수준이 많이 높아졌단 분석도 나옵니다.

카드결제율의 경우 2014년 기준으로 73%수준 까지 올랐습니다.

[김일선/자영업자 : 저희 같은 경우에 80~90%는 카드매출인데 카드매출은 어떻게 속일 수가 없거든요.]

또 자영업자중 형편이 좋은 경우 법인을 만들거나 직원을 고용하면 직장가입자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지역가입자에는 정말 영세한 1인 자영업자나 일용직근로자만 남아 있어 숨길 소득이 별로 없다는 겁니다.

헌법재판소는 그동안 재산부과방식에 대해 몇차례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2012년만 해도 재판관 전원이 합헌이라고 판단했는데 올 1월 결정에선 5:4로 위헌 의견이 크게 늘었습니다.

소득을 파악하는 건 국가 책임인데 그게 미진하다고 저소득층에게 짐을 지우는 건 부당하다는 겁니다.

건강보험료 개편안은 이제 국회로 공이 넘어갔습니다.

소득에만 건보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과 소득파악률을 높이는 게 먼저라는 정부의 현실론이 어디쯤에서 절충을 이룰지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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