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송강호/배우 (지난달) : 쌍코피를 줄줄 흘리면서 5개월째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배우 송강호 씨는 한 달 전에 이렇게 털어놓았습니다. 아카데미상을 받으려면 영화를 잘 알리는 것도 중요한데 그 과정이 선거 때랑 비슷합니다. 봉준호 감독은 아카데미상을 위해서 인터뷰를 5백번 했다고도 했습니다.
강나현 기자입니다.
[기자]
칸 영화제가 끝나고 아카데미 트로피를 품에 안기까지 '기생충' 팀은 영화를 알릴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다녔습니다.
9명의 심사위원이 영화 스무 편을 보고 상을 주는 칸 영화제와 달리 아카데미상은 8000명 넘는 심사위원이 그해 할리우드에 개봉한 수많은 영화 중에서 투표하는 방식입니다.
미국 영화계 핵심 관계자가 대부분인 심사위원의 마음을 사로잡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봉준호/감독 : 미국 배급사나 스튜디오가 엄청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서 치열한 캠페인을 하는데 저희도 엉겁결에 그 파도에 휩쓸려 들어가게 된거죠.]
이번에 처음 뛰어든 '기생충' 팀은 할리우드 주요 제작사 캠페인 예산의 4분의 1 수준인 100억 원 정도를 캠페인에 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러모로 불리한 조건은 몸으로 직접 뛰며 채워나갔습니다.
해외 영화제 곳곳을 돌며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하거나 미국 영화 관계자를 초대해 수시로 시사회를 여는 방식입니다.
[봉준호/감독 : 제가 입만 살았단 얘긴가, 되게 섬찟한데. 스피치를 하게 될 일이 많이 있었어요.]
실제 봉준호 감독은 500곳 이상의 인터뷰를 소화했는데 이것을 "말 그대로 감독을 갈아 넣는 식"이라며 "봉고차를 타고 미사리를 도는 유랑극단"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화면제공 : AMPAS LA문화원 CJ 익스트림무비)
(영상그래픽 : 한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