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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파보기] "근로시간 단축" 한목소리…실현 방안은?

입력 2017-04-27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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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수많은 직장인들에게 야근은 일상이 돼 있습니다. 평일 저녁에 가족끼리 둘러 앉아 밥 한 끼 먹는 게 힘든 일이 됐죠. 그래서 주요 대선 후보들이 모두 근로시간 단축을 공약으로 들고나왔는데요.

윤정식 기자와 함께 공약 파보기에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후보들 공약이 일단 현행 근무시간을 줄인다는 점에서 방향은 비슷하죠?

[기자]

예, 그렇습니다. 일단 현행법상 법정 근로시간은 40시간이지만 주중에 총 12시간까지 연장근로가 가능하고 주말 근무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이걸 다 더하면 법적으로 최대 68시간까지 근무가 가능한 구조입니다.

이를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후보는 52시간 유승민 후보는 평균 45시간 심상정 후보는 단계적으로 35시간까지 줄이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앵커]

이에 대한 노동계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표면적으로는 찬성이지만 속내는 좀 복잡합니다.

우리 임금체계의 특수성 때문인데요. 한 대형마트 근로자의 급여명세서를 보죠.

기본급과 할증 시급을 받는 초과근무 수당, 나머지 정액으로 받는 각종 수당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전체 급여 중 기본급은 절반도 안됩니다.

[앵커]

수당이 많고 기본급이 적은 임금 구조라서 근무 시간이 줄면 임금도 따라서 줄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일부 근로자들은 근무시간 단축 공약이 현실과 맞지 안다는 말까지 합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김진숙/홈플러스 노동조합 사무국장 : 누가 일을 많이 하고 싶겠어요. 그런데 기본급이 너무 낮아 6~7시간 단시간 근무자들은 8시간 근무자가 되는 게 소원입니다. 현장의 슬픈 현실입니다.]

근무시간을 줄이는 것 자체는 찬성하지만 기본급 비중을 높이는 게 선행돼야 한다, 내지는 병행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실제 지난해 기아차 노조는 야근을 1시간 줄이자는 내용의 조합원 투표를 했는데 부결됐습니다.

하지만 후보들은 감축 목표치만 발표하고 이를 현장에 어떻게 적용할지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후보들은 노동시간을 단축하면 그만큼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다, 그만큼 나눠갖자는 얘기인가요?

[기자]

그런데 그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됩니다.

기존 근로자의 근로시간이 줄면 지급할 임금도 줄어들 테니 그만큼 근로자를 더 뽑아 일을 시키면 일자리까지 늘어난다는 계산인데요.

기업 입장에서는 새 인력을 뽑는 비용이 줄어든 인건비보다 훨씬 크다고 주장합니다.

또 이렇게 늘어나는 일자리를 정규직으로 채울 가능성은 거의 없고 그나마 중소기업들은 감소폭 만큼 충분히 뽑을 여력도 없습니다. 기업들 얘기도 들어보시죠.

[김영완/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 : 중소기업들은 지금도 인력난이 굉장히 심한데 새로운 고용 창출은 사실상 기대할 수 없을 것이고요. 오히려 생산만 줄어드는 부작용이 있을 겁니다.]

[앵커]

이런 방식 말고 다른 형태의 임금 계약도 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40시간을 넘겨 일하면 그 시간 만큼 수당을 받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기본급에 수당을 다 포함해 급여 계약을 하는 방식인데 포괄임금제라고도 부릅니다.

현재 주당 최대 근로시간은 68시간인데 근로기준법에는 회사와 근로자가 합의하면 이 한도를 넘겨 일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포괄임금제를 적용하는 회사에서 이 규정이 악용돼 수당도 없이 68시간을 훨씬 넘겨 일하는 실정입니다.

[앵커]

지난번 토론에서 논쟁거리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회사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기자]

보통의 일반 사무직원들, 특히 IT업계 등에서 이런 고용 방식이 많고요. 운수업이나 야근, 휴일 근무가 많은 일부 생산직도 이렇게 계약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이 제도가 유지되는 한 후보들의 근로시간 단축 공약이 실현되더라도 업무량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심상정 후보는 포괄임금제 폐지를 공약했고 문재인, 안철수 후보는 개선을 약속했습니다.

[앵커]

말씀드린 엊그제 토론에서 심상정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에 논쟁이 잠깐 있었는데, 하자, 안 하자 차원의 논쟁은 아니었습니다마는. 알겠습니다. 윤정식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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