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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남한강 습격 '동양하루살이'…밤마다 '몸서리'

입력 2017-05-22 22:24 수정 2017-05-22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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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가 지면, 간판 불도 조명도 모두 켤 수 없는 동네들이 있습니다. 벌써 보름 가까이 어둠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장사를 해야 하고 손님을 모아야 하는데도, 때 이르게 나타난 대형 하루살이 때문에 몸살을 앓는 남한강변 일대, 밀착카메라가 다녀왔습니다.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정남례/상인 : 엄청 바글바글해요. 소리 지르면서 도망가.]

[김연옥/상인 : 정말 징그럽더라고요. 저도 소름이 끼치고…]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번화가입니다. 해가 지자 점포의 간판 불이 하나둘 꺼집니다. 거리는 순식간에 어두워집니다.

지금 시각은 오후 8시 반입니다. 식당가인 이 골목은 한창 저녁 장사를 이어갈 시간인데요, 마치 문을 닫은 것처럼 간판 불이 다 꺼져 있습니다. 그런데 가까이 와서 보시면 유리창에 무언가가 달라붙어 있습니다.

주민들이 손을 휘저어 쫓아 내는 건 바로 '동양하루살이'입니다.

[최성식/상인 : 하루살이 때문에 (불을) 끄는 거예요. 하루살이 때문에 장사를 못해. 손님들이 다 도망가 버려.]

불 켜진 가게 앞을 지나는 행인도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달라붙은 하루살이를 떼어 내느라 바쁩니다.

상인들은 가게 유리창에 달라붙은 벌레를 빗자루로 쓸고, 불로 지져도 보지만 어느새 밝은 빛을 따라 모여듭니다.

가로등 불빛 아래는 마치 싸락눈이 내린 것처럼 하루살이 떼가 모여 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보기 위해 동양 하루살이를 손바닥 위에 올려보겠습니다. 몸빛은 옅은 노란색을 띠고 있고, 크기는 500원짜리 동전보다 큽니다.

저희가 촬영을 하기 위해 이곳에 십여 분 동안 서있었는데요 ENG 카메라를 보실까요?

카메라 곳곳에 동양 하루살이가 달라붙었습니다. 이 곳뿐만 아니라 촬영 기자 등과 팔과 다리 등 온 몸에 달라붙어 있습니다.

하루살이 떼는 불빛이 있는 곳이라면 주유소는 물론 지하철 승강장까지, 어디든 모여듭니다.

제가 서있는 곳은 다름 아닌 지하철 승강장입니다. 이 쪽 하얀 벽면을 보실까요. 동양 하루살이가 빼곡히 달라붙어 있습니다. 이곳 뿐만이 아닙니다. 아래를 보시면 죽은 동양 하루살이가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동양하루살이는 주로 5월 중순부터 활동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강수량이 적고, 4월 말부터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활동 시기가 열흘가량 빨라졌습니다.

동양하루살이는 밝은 곳을 향해 달려드는데요, 저희가 한 번 조명을 켜보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조명을 켜자 많은 하루살이 떼가 달려들고 있습니다.

하루살이 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은 경기 남양주시와 여주시, 하남시 등 남한강변 도시입니다.

지자체도 4년 전부터 합동 방제단을 꾸려 운영하고 있지만 물을 뿌려 하루살이를 쫓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남한강 주변이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함부로 살충제도 쓸 수 없습니다.

[양영철/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 사람을 물거나 쏘거나 그러지 않거든요. 그래서 질병을 전파하거나 그러진 않습니다.]

문제는 매년 급증하는 개체 수입니다.

[한성임/상인 : 벌써 작년보다 올해가 훨씬 더 많은 것 같아요. 음식에 앉을까 가장 겁나고. 방역이 힘든 부분이 있겠다 싶은데 계속해서 많아지니까…]

남한강 인근 주민들은 밤이면 하루살이를 쫓고 아침이면 죽은 하루살이를 쓸며 매일 벌레와의 전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체에 해롭지 않다고 손을 놓고 있을 게 아니라 개체 수가 급증한 원인을 찾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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