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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소감 빛낸 통역사 '샤론 최'…외신도 주목

입력 2020-02-11 18:20 수정 2020-02-11 19:00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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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어제(10일) 감격을 조금 더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상 4개 부문 수상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데요. 봉 감독은 이미 차기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데요. 조익신 반장 발제에서 정리해보겠습니다.

[기자]

 < "봉준호 감독, 당신은 계획이 다 있구나" >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지난달 14일) : 영화 기생충에 보면 송강호 씨의 대사가 있습니다.]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지난달 14일) : 대통령님도 국정에 계획이 있으실 텐데…]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받았던 질문을, 그대로 봉준호 감독에게 돌려줬습니다. "봉준호 감독님 '다음 계획'이 벌써 궁금합니다"라고 말입니다. 우리 봉 감독이 누구입니까. 이 모든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이미 영화 2편을 준비 중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영화 '기생충' (2019 / 제공·배급 : CJ ENM) :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한국어와 영어로 두 편을 제작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한편은 서울 도심에서 벌어지는 독특하고 공포스러운 상황을, 다른 한편은 2016년 런던에서 실제 있었던 일을 영화화한다고 합니다. 봉 감독의 신작 소식에 벌써부터 캐스팅에 욕심을 내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한사람은 봉준호의 페르소나, 송강호 배우입니다.

[송강호/영화배우 (현지시간 지난 9일) : 다섯 번째는 제가 확신 못 하겠습니다. 너무 힘들어가지고요. 계단도 너무 많이 나오고 비 맞아야 되고 반지하로 내려보내고 이래서. 다음에는 박 사장 역을 제가 한번 생각을 한번 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또 한사람 박성태 부장입니다. 어제 정말 아무도 묻지 않았는데 스스로 캐스팅 비화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박성태/부장 : '다음 영화에 출연해달라'라는 제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부장에게요?!) '무지 억울한 캐릭터가 필요할 때 꼭 필요하다'라면서…] 

봉 감독이 워낙 바쁜 몸이라 진짜 이런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팩트체크는 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봉 감독이 중시하는 냄새, 그 디테일은 오늘 아침 다시 한번 확인을 했는데요. 정말 인간미 쩌는 독특한, 공포스런 냄새였습니다. 미리 사인이라도 받아놔야할 거 같습니다.

<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 '숨은 공로자들' >

어제 시상식의 씬 스틸러 단연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었습니다.

[이미경/CJ그룹 부회장 (현지시간 지난 9일) : 저는 봉 감독님의 모든 점을 좋아합니다. 그의 미소, 그의 이상한 머리, 감독님의 화법, 감독님의 걸음걸이,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건 감독님의 연출 방식입니다.]

저 사람이 누구지? 왜 수상 소감을 이야기하는 거지? 궁금하셨던 분들도 많았을 거 같은데요. 이 부회장은 기생충의 투자와 배급을 맡았고, 또 책임 프로듀서로도 이름을 올렸다고 합니다. 이 부회장의 갑작스런 등장에 외신들도 조금 놀랐나 봅니다.

[영화 '올드보이' (2013 / 제공·배급 : 쇼이스트·CJ ENM) : 누구냐 넌]

이 부회장이 누구인지 설명하는 기사들을 잇달아 내보냈습니다. 봉 감독, 상을 받을 때마다 CJ에 감사의 뜻을 표시해 왔습니다. 이번 아카데미상 수상을 위해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도 이 부회장이었습니다. 다만, 굳이 시상식에서 수상소감까지 밝혔어야 했느냐 지적도 나옵니다.

[강유정/강남대 교수·영화평론가 (tbs 김지윤의 이브닝쇼 / 어제) : 폭스 회장이 이렇게 아카데미 작품상 받았을 때 나와서 스피치하는 경우가 있었나요?]

[제이슨 베셔베이즈/영화평론가 (tbs 김지윤의 이브닝쇼 / 어제) : 아니요.]

시상식은 감독과 배우, 그리고 제작자가 누려야할 자리입니다. 이 회장의 수상 소감, 나중에 따로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샤론 최가 오늘 밤의 이름 없는 영웅이다" 한 외신 기자가 트위터에 올린 글입니다. 최 통역사, 봉 감독이 '언어의 아바타'란 수식어를 붙여주기도 했었는데요. 봉 감독의 맛깔나는 입담을 그대로 살려서 전달하는 건 기본. 생각할 시간을 벌어준 건 덤이었습니다.

[봉준호/영화감독 (현지시간 지난 9일) : 우리 통역자와 함께 스피치를 하는 우리 팀만의 특권이죠. 계획은 없고 무대에 올라가면서 첫 문장만 캐치하면 됩니다. 그다음은 이제 펼쳐나갈 시간 여유가 있으니까요.]

외신도 주목했습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와 영국의 가디언은 특집기사를 실었고, 미국 NBC '투나잇 쇼'에는 직접 출연까지 했습니다. 사실 최 통역사는 전문통역사가 아닌 영화학도입니다. 영화감독 샤론 최의 작품도 기대해보겠습니다.

▶ 화면출처 :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트위터

어제 해리 해리슨 미국대사가 아카데미 시상식을 보며 먹었다는 '짜파구리'

[영화 '기생충' (2019 / 제공·배급 : CJ ENM) : 짜파구리가 뭐야?]

영어로 '짜파구리' 뭐라고 표현을 해야 할까요? 실제로 '기생충'을 번역했던 달시 파켓 씨가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라고 합니다.

[달시 파켓/영화 '기생충' 영어 자막 번역가 (지난달 15일 / 화면출처 :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짜파게티하고 너구리 아무래도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잘 모를 것 같아서, (모르죠. 짜파게티도 모르고 너구리라는 상품도 모르죠.) 네. 그래서 모두가 다 아는 라면, 우동 합쳐서.]

그래서 탄생한 단어가 '라동' 짜파구리만큼 귀에 쏙 들어옵니다. 파켓씨는 지금까지 150여 편의 한국 영화를 번역한 베테랑입니다. 봉 감독 특유의 디테일한 표현, 변역에도 그대로 살렸습니다.

[영화 '기생충' (2019 / 제공·배급 : CJ ENM) : 서울대학교 문서위조학과 뭐 이런 거 없나]

여기서 서울대, 뭐라고 번역했을까요? 대학 서열화의 원조, 영국의 옥스포드 대학으로 표현하는 센스를 발휘합니다. 파켓 씨의 이런 노력이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는 힘이 됐다는 평가입니다.

[봉준호/영화감독 (현지시간 지난달 5일) : 자막, '서브타이틀'의 장벽을, 장벽도 아니죠. 한 1인치 정도 되는 그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각본상을 함께 받은 한진원 작가, 기생충의 엔딩곡을 만든 정재일 감독 등 숨은 공로자들이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 '후방 연관 효과' >

혹시 '후방 연관 효과'란 말 들어보셨습니까? 어떤 산업이 발전을 하면, 그 산업에 투입물을 공급해주는 산업들이 함께 발전하는 효과를 말합니다.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후방효과'도 상당합니다. 기생충 인기에 전 세계적으로 '짜파구리' 열풍이 불 조짐입니다. 이런 기회를 놓칠 순 없겠죠? 농심, 11개 언어로 조리법을 공개했습니다.

기생충에 등장한 '제시카송' 사회적 의미와 돈, 두마리 토끼를 다잡았습니다.

[영화 '기생충' (2019 / 제공·배급 : CJ ENM) : 제시카 외동딸 일리노이 시카고~ 과 선배는 김진모 그는 니 사촌~]

제시카 송의 원곡, '독도는 우리 땅'이죠. 낯선 노래가락이 외국인들에게 독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원작자에겐 두둑한 저작권 수입도 안겼습니다.

▶ 화면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기생충 패러디물도 여럿 등장했습니다. 영화 포스터 속 다리의 비밀, 오스카 트로피였습니다. 이밖에 캐릭터, 영화 등 홍보를 위한 패러디도 눈에 띄었습니다. 기생충의 공식 SNS 계정에도 패러디 사진과 함께 수상 소감이 올라와 있습니다. 국가적 경사에 숟가락 좀 올리면 어떻습니까? 물론, 정치인들은 좀 빼고 말입니다. 관련 내용은 들어가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봉준호 감독, 당신은 계획이 다 있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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