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비하인드 뉴스] 보이스피싱 사기범의 '성대모사'?

입력 2018-12-09 21:40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비하인드 뉴스 안지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 기자, 첫 번째 키워드 볼까요?
 

[기자]

오늘(9일)은 두 개의 불법적이고 부당한 행태를 꼬집고자 하는데요.

그래서 첫 번째 키워드는 < 불법 전화 > 입니다.

[앵커]

어제에 이어 오늘도 하나의 맥락으로 두 가지 키워드를 준비를 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앵커]

어떤 불법전화입니까?

[기자]

오늘 귀국해서 내일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는 윤장현 전 광주시장 이야기인데요.

현재 취업을 청탁해 준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이기도 하지만 보이스피싱 피해자였습니다.

40대 여성 김 모 씨는 윤 전 시장에게 자신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라면서 문자와 전화로 속인 뒤에 4억 5000만 원을 받아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자녀 취업까지 부탁했고 윤 전 시장은 이를 모두 들어줬습니다.

그리고 이 여성은 나중에는 자신을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사칭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 내용들 앞서도 보도가 많이 되기는 했습니다만 윤 전 시장이 도대체 어쩌다가 이런 사기에 넘어갔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계속 남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윤 전 시장 그런데 검찰 조사에서 권양숙 여사와 진짜 목소리가 똑같았다, 이렇게 진술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니까 목소리만 듣고 믿어버린 거였는데요.

물론 이 같은 사칭 사건은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가까운 사례로는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을 사칭했던 사건이 있었는데요.

김 의원과 얼마나 목소리가 비슷한지 사기범의 목소리를 한번 들어보시죠.

[50대 사기범 (2016년 2월 15일 '정치부 회의') : 전화를 안 받네? (아, 네네.) 폰은 안 나와 있고? (죄송한데 지금 번호가 확인이 안 되시는데요?) 아니 그러면 1820으로 좀 돌려줘요.]

[앵커]

그러니까 이게 누군가가 성대모사를 한 게 아니라 실제 사기범의 목소리였다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이렇게 전화를 걸어서 돈을 가로챈 사건의 실제 목소리였습니다.

[앵커]

상당히 김무성 의원 실제 목소리하고 비슷하다, 이렇게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

[기자]

그러니까 이 전화가 걸린 게 지난 2015년이니까 당시 여당 대표 같은 권력자가 자신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이렇게 믿어버린 것입니다.

그런데 이 같은 사칭 사기범 역사의 원조 격은 사실 일명 귀하신 몸 사건으로 불리는 이강석 사건입니다.

[앵커]

이강석 사건. 상당히 그러니까 이런 사건이 유서가 깊은 거군요. 이승만 대통령의 양자 이강석을 사칭한 사건 이야기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이 사건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1957년으로 거슬러올라가야 합니다.

22살 청년이 이강석 그러니까 이승만 대통령을 양아버지로 두고 또 이기붕 국회의장을 친아버지로 둔 3인자를 사칭한 사건인데요.

보시는 게 가짜 이강석의 모습이고 이게 진짜 이강석의 모습인 보시는 것처럼 굉장히 닮았습니다.

그러니까 이 가짜 이강석은 경주의 경찰서장을 만나서 "아버지의 비밀본부로 시찰하러 왔다" 이렇게 얘기하면서 서장들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았고 하지만 이후에 경북도지사 관사에서 이강석과 고교 동기인 경북도지사 아들이 가짜 이강석을 눈치 채면서 덜미가 잡힌 바 있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니까 여기가 진짜 이강석이고 지금 이 사진이 가짜 이강석의 모습. 해상도가 좀 낮기는 하지만 상당히 닮은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다음 키워드로 한번 가볼까요?

[기자]

다음 키워드는 불법적인 행위를 요구했던 메일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그래서 키워드는 < 부당 메일 > 입니다.

[앵커]

불법 전화에 이어서 불법 부당 메일. 누구에게 보낸 메일입니까?

[기자]

현역 군 법무관이 13개의 로펌에 보낸 메일입니다.

해당 메일을 저희가 가져와봤는데 '협찬 제안서' 이런 제목의 메일이었고요.

내용을 한번 간략하게 보시면 89개 현역 법무관들이 연말 행사를 여는데 여기에 로펌들이 50만 원을 협찬해 달라, 이렇게 보낸 내용입니다.

[앵커]

현역 군 법무관이 13개 로펌에 50만원씩. 그러면 한 650만 원 정도 돈이 본인들 행사에 필요했다라는 건데 로펌이 이들에게 돈을 줘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그래서 친절하게 그 이유도 이 메일에 담았습니다.

메일 내용 보시면 '협찬으로 인한 기대효과' 이렇게 하면서 '전역 후 취직을 고려하는 법무관에게 귀 로펌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여'할 수 있다 이렇게 돼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세히 보시면 '500만 원 이상을 협찬할 경우에는 공식 스폰서로 행사를 진행하겠다' 이렇게 쓰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어쨌든 돈을 낸 로펌에게는 긍정적인 효과가 우리 기수에게 있을테니까 전역 후 그곳에 취직을 할 수도 있을 거다. 이른바 우리 같은 유능한 인재를 채용하려면 이 정도는 해 줘야 된다, 갑질을 했다, 이렇게 볼 수도 있는 거겠군요. 이렇게 돈을 실제로 줬다면 괜찮은 겁니까?

[기자]

실제로 500만 원 이상을 언급했기 때문에 만약에 이루어졌다면 김영란법 위반 가능성 매우 큽니다.

그러니까 불법행위를 요구하는 메일이기도 한 것인데요.

재미난 건 자신들의 행사명을 메일에 소개했는데 보시는 것처럼 메일 안에 이렇게 포스터에 보시면 '숫자 1'과 '영어 리걸' '마인드' 이렇게 해서 발음대로 하면 '1legal mind' 그러니까 불법적인 마인드 이렇게 행사명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군에서도 이를 알고 있었습니까?

[기자]

뒤늦게 군에서도 이를 알게 돼서 사과 메일을 보냈습니다.

육군 본부에서 7일 해당 로펌들에게 보낸 메일인데요.

사과말씀을 드립니다, 이런 제목의 메일 보시면 '구성원 개인의 일탈행위지만 구성을 제대로 지도하고 감독하지 못한 법무실에서도 깊은 유감과 사과의 뜻을 전한다', 이런 사과 메일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아무리 군 법무관이라고 해도 군인 신분인데 상당히 대담한 일을 벌였다고 해야할까요? 잘 들었습니다. 비하인드 뉴스 안지현 기자였습니다.

관련기사

윤장현 속인 사기범, 문 대통령까지 사칭하다 결국 '덜미' 윤장현 전 광주시장 "인간 노무현 지키려다 바보 됐다" 윤장현 전 시장 속인 사기범…지역 선거판 '기웃기웃' "'노 전 대통령 혼외자' 말에 속아"…윤장현 의문 증폭 사이트 접속하니 '가짜 수사공문'…112 신고도 가로채기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