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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버스 안 조울증 여성 칼부림 대학생·운전기사가 막았다

입력 2018-07-03 13:27

경찰, 감사장 수여하기로…피해자 이송 도운 40대 여성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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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감사장 수여하기로…피해자 이송 도운 40대 여성도 포함

달리는 버스 안 조울증 여성 칼부림 대학생·운전기사가 막았다

달리던 고속버스 안에서 발생한 칼부림 사건 당시 승객 일부가 가해자를 용감하게 제압해 더 큰 화를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하동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11시 50분께 하동군 남해고속도로를 달리던 고속버스에서 승객 A(21·여) 씨가 난데없이 다른 승객 B(44) 씨를 흉기로 찌르기 시작했다.

당시 잠을 자던 승객 이상호(22·전남대 2학년 휴학) 씨는 "살려달라"는 고함에 뒤를 돌아봤고,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

이 씨는 "피해자가 너무 많이 다친 상황이어서 흉기를 뺏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 씨는 A 씨에게 달려들어 흉기를 뺏으려고 애썼지만 흥분해 저항하는 A 씨를 제압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에 이 씨는 "도와달라"고 외쳤고, 이를 들은 다른 승객 한 명이 달려와 A 씨의 한쪽 팔을 잡았다. 뒤이어 버스를 세운 운전기사도 합세했다.

이렇게 이 씨는 흉기를 쥔 A 씨 손가락을 하나씩 떼 흉기를 떨어트린 다음 A 씨를 완전히 제압할 수 있었다.

이 씨 등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A 씨를 인계한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당시 이 씨 옷은 B 씨가 흘린 피로 뒤범벅이 된 상태였다.

이 씨는 "고향인 경남 고성에서 대학교로 가던 길이었는데 불과 5∼10분 사이에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압하는 과정에서 흉기에는 다치지 않았고 버스 좌석에 긁혀 약간 찰과상만 입었다"며 "피해자가 무사하다고 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용감한 시민은 이 씨뿐만이 아니었다.

이 씨가 A 씨를 제압하기 위해 달려든 뒤 B 씨는 버스 밖으로 피신했다.

당시 정차된 고속버스 주변을 달리던 유순주(47·여) 씨는 피를 흘리던 B 씨를 발견했고 곧바로 뒷좌석에 태웠다.

B 씨를 인근 섬진강휴게소로 태우고 간 유 씨는 "무작정 갔다가는 더 위험한 상황이 올까 봐 경찰에 신고해서 휴게소에서 만나기로 했다"며 "피해자가 피를 너무 많이 흘리고 있어 한순간 무섭기도 했지만 '아들도 하나 있고 살아야 한다'고 해서 무조건 도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유 씨는 휴게소에 도착해서는 곧바로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휴게소 직원 일부도 경찰과 119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의식을 잃어가는 B 씨에게 계속 말을 걸거나 이불을 덮어주는 등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A 씨를 제압하기 위해 용기 있게 나선 이 씨와 피해자 구조에 도움을 준 유 씨와 일부 휴게소 직원에 대해 감사장을 수여할 계획이다.

경찰은 A 씨가 5년 전부터 조울증 치료를 받고 치료제를 복용하다가 올해 초부터 약 6개월간 복용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당시 버스에는 15명가량이 있었는데 이 씨 등 도움이 아니었다면 B 씨가 더 큰 화를 입었을 수도 있었다"며 "B 씨에게 여러모로 도움을 준 시민들에게는 감사장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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