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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베, 가짜 데이터 논란에 노동개혁 '삐끗'…3연임에 '적신호'

입력 2018-03-01 13:43

'일하는 방식 개혁' 핵심 '재량노동제도' 중단 여론에 '백기'
논란 계속 전망…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 영향 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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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방식 개혁' 핵심 '재량노동제도' 중단 여론에 '백기'
논란 계속 전망…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 영향 줄 듯

일본 아베, 가짜 데이터 논란에 노동개혁 '삐끗'…3연임에 '적신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비판 여론이 커지자 의욕을 갖고 추진하던 '재량노동제도'의 입법을 미루는 결정을 내렸다.

수적 우위를 앞세워 국회에서 야권이 반대하는 법안들을 강행 통과시켜온 아베 정권이 핵심 정책에 대해 이렇게 '후퇴'를 선언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아베 총리의 올가을 자민당 총재 3연임에 빨간불이 켜졌다.

아베 총리는 1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재량노동제도와 관련해 "의혹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인다. 정확하게 조사하지 않으면 안되는 사태가 된 것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현재 열리고 있는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안의 입법을 추진하지 않을 방침을 밝혔다.

재량노동제도는 실제로 일한 시간과 관계없이 노사합의로 미리 정해 놓은 시간만을 기준으로 한 임금을 사용자가 노동자에게 주는 제도다.

아베 정권이 '일하는 방식 개혁(노동개혁)'의 일환으로 의욕을 갖고 도입을 추진했지만, 실제로는 노동자가 수당을 받지 못한 채 초과 근무를 하는 '공짜 근무'만 늘릴 것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아베 총리가 사실상 제도 추진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이 제도를 둘러싸고 '가짜 데이터'를 제시했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며 거센 비판을 받은 끝에 나온 것이다.

그는 1월 29일 후생노동성이 조사한 데이터라며 "재량노동제도 하의 노동자들의 근무시간이 일반 노동자보다 짧다는 데이터가 있다"고 말했다가 실제로 그런 데이터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지난달 14일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한 바 있다.

아베 내각은 이후에도 제도 도입을 계속 추진했지만, 이와 관련해서 수치가 법안 추진에 유리하게 잘못 기재된 데이터가 400건 이상 잇따라 발견되면서 계속 궁지에 몰렸다. 이에 결국 관련 법안을 제외한 채 다른 일하는 방식 개혁 관련 법안만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논란 끝에 재량노동제도의 추진을 중단한 것이 정권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정권이 지금까지 특정비밀보호법, 안전보장법제 등의 입법을 힘으로 밀어붙이며 야권의 거센 반발에 일절 양보하지 않았다며 아베 총리가 재량노동제도의 추진을 중단하기로 한 것은 '이런 데이터로는 (국민들의) 이해를 얻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도통신은 아베 정권이 여론의 반발이 더 커지면 법안을 계속 추진하는 것이 오는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3연임을 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분석했다.

제도 추진 중단을 선언하면서 일단 급한 불을 끄기는 했지만 재량노동제도나 일하는 방식 개혁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일하는 방식 개혁 관련 법안 중에는 이번에 입법 중단을 선언한 재량노동제도 외에도 반대 여론이 극렬한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탈<脫>시간 급여 제도) 관련 법안도 포함돼 있다.

연간 수입 1천75만 엔(약 1억576만 원) 이상인 증권사 애널리스트, 외환 딜러, 컨설턴트, 연구개발자, 금융상품 개발자 등 전문직의 임금을 근무시간이 아닌 성과로 정하는 제도로, 야권과 노동단체들의 반대가 거세다.

한편으로는 재량노동제도 추진 중단에 대한 재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정권은 기업들이 도입을 원하는 재량노동제도를 기업들이 꺼리는 '초과근무 상한 규제' 제도와 묶어 추진해 왔다. 자민당의 한 의원은 "(기업에 대한) 규제만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은 절대 반대"라며 재량노동제도의 재추진을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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