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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 회장, "체질 개선" 외치는 까닭은…

입력 2012-05-0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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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 회장, "체질 개선" 외치는 까닭은…

계열사 사장·임원 모이면 '체질개선' 주문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5월 정례 임원세미나에서 "남다른 가치로 시장을 선도하려면 우리 체질에 근본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체질개선을 강조했다.

구 회장이 LG임직원들에게 기업의 체질개선을 강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올해 1월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전략회의'에서도 "뼛속까지 바꾸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계열사 사장들에게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또 3월 6일 열린 임원 세미나에서는 "시장 선도 기업이 되기 위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바로 다음날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에서 열린 'LG연구개발(R&D) 성과보고회'에서도 그는 '체질개선'을 강조했다. 계열사 사장과 임원들이 모이기만 하면 체질개선을 주문한 것이다. 구 회장이 이처럼 체질개선을 부르짖는 이유는 단순하다. 주요 계열사들이 좀처럼 실적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간판' 전자·화학 실적부진 '위기감'

특히 그룹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전자와 화학부문의 실적부진은 심상치가 않다. LG그룹의 탯줄이나 다름없는 LG화학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8.2%나 줄어들었다. LG화학이 차세대 먹거리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자동차용 2차전지사업도 최대 납품처인 GM이 전기차 '볼트'의 생산을 중단하며 위기에 빠졌다.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경영실적은 더욱 심각하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에 178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데다 2분기에도 적자를 벗어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그나마 LG전자가 1분기에 448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체면치레를 했지만 그마저도 원가절감에 기인한 것으로 수익성이 높은 스마트폰의 판매는 목표치를 밑돌았다.

LG전자는 연초에 올해 3500만대 스마트폰을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1분기 판매량이 500만대를 넘지 못했다. 한은미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비용 절감이 LG전자 실적 개선의 원인이었다"며 "스마트폰 판매량이 기대치를 밑도는 등 제품 판매량 추이가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그룹 핵심사업의 부진에 다급해진 구본무 회장이 올해들어 경영진에 사람과 조직문화의 변화를 요구하며 '체질개선'을 주문하고 있지만 LG 계열사들의 실적부진은 쉽사리 개선되기 어렵다는 게 재계의 냉정한 평가다.

국내 민간 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사례에서 보듯이 한번 시장의 흐름을 놓치면 제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어야 한다"며 "LG계열사들의 현재의 상황은 오너의 한마디로 쉽게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형구 기자 nin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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