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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뜻 이어갈게요"…추모제로 열린 올해 마지막 수요시위

입력 2019-12-25 15:19

성탄절 옛 일본대사관 앞 가득 메운 시민들…"공식 사죄, 법적 배상"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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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옛 일본대사관 앞 가득 메운 시민들…"공식 사죄, 법적 배상" 한목소리

"할머니의 뜻 이어갈게요"…추모제로 열린 올해 마지막 수요시위

"올해 다섯 분의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스무 분만 남으셨습니다. 우리가 끝까지 할머니들의 뜻을 이어가겠습니다."

성탄절인 25일 정오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정의기억연대 주최로 올해 마지막이자 1천419번째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렸다.

이날 수요시위는 올해 별세한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할머니 다섯 분의 넋을 기리는 행사로 열렸다. 매년 마지막 수요시위에서는 그 해 별세한 할머니들을 추모해 왔다.

김복동·곽예남 할머니 등의 생애를 소개한 전시물 앞에는 흰 국화꽃을 비롯해 빨강, 분홍 등 색색의 꽃이 하나둘 놓였다. 본 행사가 시작되기 전 추모 꽃을 놓으려는 시민들은 줄을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연희중학교 3학년 황인혁 군은 추모사에서 "할머니들은 세상의 벽 앞에서 좌절과 시련을 반복했지만 더욱더 당당하게 발걸음을 내딛으셨고 정의, 신념, 겸손과 함께하셨다"고 기렸다.

황 군은 "할머니께서 그토록 말씀하셨던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를 이끌지 못해 부끄럽다"며 "마지막 가시는 길은 지금까지의 기억과 모든 것을 잊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아닌 그저 '누군가'로 살아달라"고 바랐다.

방청자 일본군위안부문제간사이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올해도 일본 정부의 사과 한마디 듣지 못한 채 돌아가신 피해자 할머니들을 보내는 게 정말 미안하고 가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방 공동대표는 "피해 할머니들의 소원이었던 전쟁 없는 사회, 그 누구도 자신의 존엄을 빼앗기지 않는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한층 노력하겠다"며 일본에서도 함께 연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흐리고 쌀쌀한 날씨 속에도 수요시위가 열린 옛 일본대사관 일대에는 시민단체 관계자와 학생, 시민 등 단체 측 추산 약 800명이 자리를 빼곡히 메웠다.

정의기억연대는 이날 성명에서 "일본 제국주의 전쟁에서 희생된 전시 성폭력 피해자인 할머니들의 삶, 이야기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할머니들이 꿈꾸던 세상,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끝까지 나아갈 것"이라며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 법적 배상, 역사 왜곡 중단 및 올바른 교육 등을 촉구했다.

이날 정의기억연대 측은 아프리카 우간다 북부 굴루 지역에 '김복동 센터'를 건립하려던 계획을 보류하고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 센터를 세우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피해자의 목소리를 지우려 하거나 그간의 활동, 성과를 무너뜨리려는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더는 우간다 땅에서 '김복동' 이름이 더럽혀지면 안되겠다고 생각해 세계 각지에 김복동 센터를 세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수요시위가 열리는 현장 인근에서는 식민지배 미화 논란을 일으킨 책 '반일종족주의'의 공동 저자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등이 평화의 소녀상과 수요시위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했다.

이를 본 일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항의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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