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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리스트' 김기춘 징역 1년6개월 법정구속…석방 61일만

입력 2018-10-05 15:21 수정 2018-10-05 17:02

조윤선 징역1년 집행유예 2년…법원 "보수단체 지원압박, 사적자치 침해"
허현준도 징역 1년 6개월 법정구속…현기완 공선법 위반 더해 징역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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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리스트' 김기춘 징역 1년6개월 법정구속…석방 61일만

박근혜 정부에서 보수단체를 불법 지원한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다시 법정 구속됐다.

특정 문화예술계 인사를 지원대상에서 배제한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석방된 지 두 달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병철 부장판사)는 5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실장의 혐의 가운데 강요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날 법정구속으로 김 전 실장은 지난 8월 6일 석방된 지 61일 만에 다시 구속수감되는 신세가 됐다.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내며 '왕(王)실장'으로 불린 김 전 실장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혐의로 지난해 1월 21일 새벽 구속된 뒤 최근 풀려나기까지 구치소와 법원을 오가며 재판을 받아왔다.

김 전 실장은 2014∼2016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압박해 33개 친정부 성향 보수단체에 69억원을 지원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헌법은 기업과 개인의 경제활동의 자유, 재산의 보호를 중요시하는 데 이런 헌법 가치를 중시해야 할 대통령 비서실 구성원이 전경련에 자금 지원을 강요한 것은 사적 자치 원칙을 침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은 사상의 자유를 위해 국가가 특정한 정치적 견해를 강요할 수 없도록 하는데, 시민단체를 보수와 진보로 양분해 보수단체에 지원을 결정하고 이들 단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도 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전경련에 자금 지원을 요청한 행위가 비서실장의 직무권한에 속하지 않고 업무적인 형식과 외형을 갖췄다고 볼 수도 없어 직권남용죄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조윤선 전 정무수석을 비롯해 박준우 전 정무수석, 신동철·정관주·오도성 전 비서관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전 실장을 제외하고는 강요죄만 유죄로 인정된 다른 피고인의 경우 모두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한 것이다.

재판부는 조 전 수석의 양형 사유에 대해 "자금 지원 압박이 진행되던 과정에 정무수석에 임명됐고, 피고인이 직접 피해자 측을 압박한 정황을 찾을 수 없어 정무수석의 막중한 지위를 고려하더라도 가담 정도가 중하다고까지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허현준 전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은 강요죄 외에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가 추가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김 전 실장과 함께 이날 법정 구속됐다.

허 전 행정관은 화이트리스트 의혹으로 구속기소 됐다가 지난 4월 20일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으로 석방된 지 5개월 여 만에 이날 실형 선고로 보석이 취소되면서 다시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및 국고손실, 강요 혐의 등으로 기소된 현기환 전 정무수석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현 전 수석은 2016년 4·13총선을 앞두고 청와대가 친박계 인사들을 당선 가능성이 큰 지역구에 공천시키고자 불법 여론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선거 비용 중 5억원을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았다.

현 전 수석은 앞서 엘시티(LCT) 비리 등에 연루돼 부정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 중인 상태다.

재판부는 조 전 수석과 현 전 수석이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건네받은 것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에 해당한다는 공소사실은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김재원 전 정무수석(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현 전 수석 후임으로 행한 불법 여론조사와 관련해 가담 정도 등을 고려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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