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족같이 오랜 시간 같이 지낸 반려견이 세상을 떠날때, 그 슬픔은 키워보신 분들 다들 아실텐데요, 마지막으로 반려견과 가족 사진을 찍어주는 작가가 있다고 합니다.
박창규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강아지 얼굴을 하염없이 들여다보는 엄마.
그런 엄마에게 강아지는 살며시 손을 내밉니다.
올해 9살 새로미, 비틀비틀 걷는 모습이 불안합니다.
새로미는 6년 전 유기견 보호소에서 구조됐습니다.
가슴과 허리뼈가 부러진 채 버려져 뒷다리를 못 썼습니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새로미 눈빛을 잊지 못했던 김경숙 씨. 안락사 1순위였던 새로미를 가족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김경숙/새로미 견주 : 자석이 끌어당기는 느낌. 처음에는 얘를 데려와서 많이 힘들겠구나 생각 안했어요. 우리 아이로 받아 들여야겠구나란 생각만 했어요]
만나는 의사마다 평생 다리를 못 쓸 거라던 새로미, 매일 마사지와 재활 훈련으로 이제 혼자 걸을 수 있습니다.
언제나 아기 같던 새로미는 어느덧 노령견이 됐고 어쩌면 몇 년 안에 떠나보내야 할지도 모릅니다.
사진작가 서찬우 씨는 이런 노령견들의 마지막 가족 사진을 찍어주고 있습니다.
버려진 뒤 하염없이 주인을 기다리는 강아지 사연을 본 뒤 시작한 일입니다.
[서찬우/사진 작가 : 밤에 10시 넘게 가서 사진을 찍어드리고 그 다음날 강아지가 세상을 떠났는데 그 견주 분이 너무 고맙다고…]
찾아오는 노령견들의 사연은 깊고도 다양합니다.
5년 넘게 혼자 길을 떠돌던 양말이. 새끼를 밴 양말이는 안전한 곳을 찾아 한 건물 지하실에 숨어들었습니다.
사람에게 맞아 이빨이 날아가고 다리뼈는 뒤틀렸습니다.
사람 발걸음 소리만 들어도 오줌을 지리던 아이는 8살이 넘은 지금도 누군가 다가오면 이빨을 드러냅니다.
노령견을 키우는 견주들의 소망은 모두 한결같습니다.
[한경지/양말이 견주 : 자기가 타고난 수명을 다 살고 갈 수 있게만 해준다면 마음은 아프지만 덜 미안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