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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최재형에 '스포트라이트'…기존 주자들 '안간힘'

입력 2021-07-2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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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최재형 두 신예 주자들에게 조명이 쏟아지면서 야권 내 기존 주자들의 견제 수위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본인들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모습인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내용 짚어봅니다.

[기자]

오랜만에 아날로그 갬성을 살려 칠판 앞에 서봤습니다. 칠판에 이렇게 야권 대선 주자 5명의 얼굴이 붙어 있습니다. 제가 이 분들을 제 나름의 기준으로 한 번 분류해보겠습니다. 일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이렇게 둘을 묶고요.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이 세 사람을 이쪽에 같이 두겠습니다. 자, 정회원분들은 제가 무슨 기준으로 나눴는지 바로 감이 오셨겠죠. 윤·최, 두 사람은 '굴러온 돌'이고요. 정확히 말하면 윤 전 총장은 '굴러올 돌'이겠군요. 반대로 여기 세 사람은 '박힌 돌'인데요. 야권의 신예 주자와 국민의힘 기존 주자로 나눠봤습니다. 오늘 '줌 인'이 주목한 인물들은 바로 박힌 돌 3명입니다. 그럼 여기 홍준표 의원부터 '줌 인'해보겠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달 25일) : 신상품을 찾아 배송이 되면 집에서 다 훑어보고 직접 보고 흠집이 있으면 반품을 하잖아요. '이거는 흠이 있어서 안 되겠다' 그러면 반품을 하는 거예요. 그게 소위 국민적 검증 과정입니다.]

박힌 돌 3인방, 최근 굴러온 돌들이 집중 조명되면서 의도치 않은 찬밥 신세인데요. 굴러온 돌을 향한 '경계령'이 떨어진 듯합니다.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윤·최 두 사람에게 협공을 펼치고 있는데요. 이렇게 두 사람을 둘러싸고 '삼각동맹'을 맺은 형국이죠. 특히 홍준표 의원은 '윤석열 때리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지난 16일 / 화면출처: 유튜브 'TV홍카콜라') :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어제 입당을 할 때 제가 입당 환영 성명서를 냈습니다. 특정인에 대한 여론조사가 과도하게 높은 것은 TK 주민들의 정권 교체의 열망에서 비롯된 것이지 그것은 종국적인 여론은 그쪽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최 전 원장에게는 관대하고 윤 전 총장에게는 엄격한 모습이죠. 사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본격 등판하기 이전부터 꾸준히 견제구를 던져왔는데요. 윤 전 총장이 아직 아군인지 적군인지 알 수 없다고도 했습니다. 홍 의원의 이런 태도를 못마땅하게 보는 당내 인사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친윤파인 정진석 의원인데요. "내 눈에는 홍 의원님도 아군인지 적군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고 저격한 겁니다. 두 사람의 설전, 당연히 1라운드로 끝나지 않았겠죠?

[JTBC '정치부회의' (어제) : 외부 인사를 지지하는 건 이해한다면서도 내부 인사를 조롱 말라! 자해 행각이 도를 넘었다! 국회의원답게 신중하게 처신하라! 날을 세웠습니다. 정 의원의 반응은 이 한마디였습니다.]

'반사', 제가 초등학교 시절 즐겨쓰기에 추가했던 단어인데요. '너나 잘하세요'란 뜻이죠. 이 단어가 환갑이 넘은 정치인의 입에서 나올 거라곤 미처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정 의원, 논란을 의식한 듯 해당 글을 삭제했죠. 다시 '엄근진' 모드로 반격에 나섰는데요. "지금은 '정권 교체'를 위해 범야권이 똘똘 뭉쳐 전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말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을 향한 공세를 멈출 캐릭터는 아니겠죠.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음성대역) : 지금 코로나 때문에 갈 데도 없고 사람을 만날 수도 없는데 정치도 안 해 본 분이 지금 흉내를 내려고 하니까 상당히 당혹스러울 거예요.]

잠시 과거 얘기를 하자면요. 원래 이 두 사람, 그다지 친근한 관계는 아니었습니다. 이번에 윤석열을 두고 다퉜다면 지난해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두고 붙었는데요. 포문을 먼저 연 건 홍 의원이었습니다. 정 의원이 김종인 비대위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불편한 심기 드러냈었죠. 정 의원을 향해 "자민련에 들어와서 MB와 박근혜에게 붙었다가 이제 김종인에게 붙는 걸 보니 안타깝다"라고 직격한 건데요. "이런 사람들이 들어와서 설치는 건 이 당에 미래가 없다는 거다"란 독설도 내뱉었습니다. 정 의원은 즉시 "넌더리가 난다"고 맞받아쳤는데요. '이 당이 홍 의원의 대권욕에 소모되어야 할 존재인가', '그 정도로 입이 가벼운 사람은 우리 당의 미래가 될 수 없다'며 분개했었습니다. 이쯤 되면 정 의원이 이번에 '반사'로 끝낸 게 다행인가 싶기도 합니다. 정 의원, 솔직한 심정으로 이런 말을 하고 싶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정진석/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2017년 5월 17일) : 보수의 존립에 근본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사람들은 육모방망이를 들고 뒤통수를 뽀개버려야 돼요.]

자, 다음 인물로 넘어가서요. 원희룡 제주지사와 유승민 전 의원입니다. 제가 네이밍을 해봤습니다. '원츄 브라더스'인데요. 윤석열·최재형을 대하는 두 사람의 자세가 상당히 비슷한 면이 있어서 묶어봤습니다. 그럼 먼저 원츄 브라더스에서 '원'을 맡고 있는 원희룡 지사부터 볼까요?

[원희룡/제주지사 (어제) : (윤석열·최재형 두 분은) 정권 교체의 주연이 되기에는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큰 역할을 해주시겠지만 그것이 과연 진정한 정권교체고 그 이후에 국정운영에 대해서 정말 책임을 질 수 있는 우리의 선택인가]

두 사람이 문재인 정부와 맞서 싸운 건 알겠지만 그렇다고 대안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건데요. 둘 다 지금까지는 '반사체'일 뿐 '발광체'로서의 능력은 입증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국정 운영 능력에서 광역단체장 경험이 있는 자신이 적임자란 취지의 발언일 텐데요. 시간이 지나면 국민의힘 경선은 결국 박힌 돌 간의 싸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내놨습니다.

[원희룡/제주지사 (어제) : 저는 여름 지나고 가을이 지나면 누가 대척점에서 싸우느냐, 라는 것보다는 유승민 또는 홍준표 또 다른 분들이 그동안 당에서 정치 경험과 행정경험을 가져왔던 분들 그리고 그 속에서 국정운영에 대해서 어떤 시행착오라든가 불안감이 적은 분들 이런 분들에 대해서 좀 더 주목이 올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다음은 원츄에서 '츄'를 맡고 있는 분이죠. 이달의 소녀 '츄' 아닙니다. 유승민 전 의원입니다.

[유승민/전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19일) : 법을 하신 분들은 아무래도 과거에 파묻힐 수밖에 없다. 저는 그분들보다 미래의 비전, 미래 우리가 진짜 미래를 제대로 밝게 건강한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서 뭘 해야 되느냐 이런 데 대해서 저는 강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법을 하신 분들', 검사 출신인 윤 전 총장과 판사 출신인 최 전 원장을 가리키는 것 같은데요. 두 사람과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장점을 어필하며 존재감 키우기에 나선 모양새죠. 유 전 의원, 요새 동명이인과의 검색어 싸움도 벌이고 있는데요. 검색창에 '유승민'이라고 치면 유승민 IOC 선수위원이 뉴스 페이지를 먼저 장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권 주자라는 타이틀에 비해 대중의 관심도는 그만큼 따라주지 못한다는 방증일 텐데요. 윤·최에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 서운함도 드러냈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19일) : (언론의 보도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으로 쏠려서 섭섭하지 않으세요? 솔직히.) 섭섭하죠. 그게 약간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신상품 있지 않습니까? 소위 신상. 좀 신상 효과 아닌가 그런 생각 합니다. 누구든지 신상에 대해서 호기심이 생기는 그 정도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윤 전 총장을 신상품에 빗댄 홍준표 의원의 발언과 비슷한 맥락이군요. 대선이 다가오면 결국 비전 싸움이 될 것이라고 봤는데요.

[유승민/전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19일) : 지금 국민들께서도 지금은 문재인 정권을 누가 더 잘 심판하고 누가 더 잘 혼낼 수 있느냐 이런 걸 생각하실지 몰라도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누가 더 미래를 잘 건설할 수 있느냐, 누가 시대에 필요한 개혁 그걸 진짜 해낼 수 있냐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나 개혁 의지나 그분의 철학이나 이런 걸 더 볼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발언을 뜯어보니 이번엔 원희룡 지사와 결이 같네요. 미리 준비된 주자들이 주목을 받는 날이 올 것이란 관측입니다.

자, 오늘은 이렇게 국민의힘 기존 주자 3명의 소식을 살펴봤는데요. 셋 모두 이제는 '스테디셀러'가 아니라 '베스트셀러'로 치고 올라가고 싶은 마음인가 봅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이렇게 정리합니다. <굴러온 돌 '경계령'…박힌 돌 존재감 부각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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