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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빅딜' 꺼내 '노딜' 유도? 트럼프 대통령 의도는…

입력 2019-03-30 20:25 수정 2019-03-30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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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리비아식 해법과 톱다운 프로세스라는 이야기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어떤 배경을 가지고 나온 이야기인지 취재기자와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최재원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제 옆으로 보이는 것이 하노이 회담 당시 오찬 장소인데, 저렇게 텅 빈 채로 오찬 없이 회담이 끝났었죠. 회담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궁금했는데 조금씩 구체화되는 것 같군요?
  
[기자]

비어있던 오찬장의 주인공들은 참모들과 함께 확대정상회담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 장면인데요. 이 자리에서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던 문제의 빅딜 문서가 전달됐다는 것이고요.

로이터 보도대로라면 북한의 핵무기, 핵연료까지 미국으로 넘기는 등의 광범위한 비핵화 요구, 그러니까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는 이거다'라는 내용이 이 문서에 담겼다는 것이죠. 

[앵커]

그 내용대로라면 강경파인 볼턴 보좌관이 주장했던 이른바 리비아식 해법이라는 거죠. 북한이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 아닙니까?

[기자]

그렇죠. 이 문제 때문에 지난해 첫 북·미정상회담이 한때 취소됐던 것 기억하실 것입니다. 

볼턴 보좌관이 당시 "북한의 비핵화 이행은 모든 핵무기를 폐기하고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가져간다는 뜻"이라고 말했었는데요.

오크리지는 리비아 핵무기 장비가 보관된 곳입니다. 리비아처럼 하라는 것이었죠.

여기에 북한이 어떻게 반응했냐면, "나라를 통째로 내맡기고 붕괴된 리비아, 이라크의 운명을 존엄 높은 우리 국가에 강요하려는 불순한 시도다"라고 반발했습니다.

리비아식 해법은 이른바 '선 비핵화 후 보상' 방식인데, 리비아는 비핵화 이후 카다피 정권이 무너졌거든요.

북한은 리비아 모델에 대해서 먼저 핵폐기를 했더니 정권이 무너졌구나라고 인식하고 반발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리비아 방식은 북한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모를 리가 없었을 텐데, 받을 수 없는 요구를 제시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전문가 분석으로 답을 대신하겠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인데요.

"미국의 '빅딜'은 애초에 '노딜'을 의미했다고 볼 수 있다", "2차 정상회담 이후를 바라보고 자신들이 원하는 최대치를 제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받을 수 없는 '빅딜'을 제시해서 결국 '노딜'로 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스몰 딜, 영변 핵폐기만으로는 부족하니, 우린 '이만큼의 비핵화 원한다' 최대치 제시하고 다음 번에 더 받아내겠다는 계산이 깔려있었다는 것이죠.

이것은 회담 당시 자신에게 불리했던 미국 내 정치 상황 등을 고려한 결정이었을 것이고요.

[앵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한·미정상회담 의제 조율하러 김현종 청와대 안보실 2차장이 미국으로 향했는데 출국하면서 '톱다운 프로세스'를 강조했어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사실 하노이 회담이 합의 없이 끝나면서 '이것이 톱다운 방식의 한계다'라는 지적들도 있었죠.

그럼에도 북한은 여전히 김정은 위원장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구조이고, 미국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여론을 돌파해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가 중요합니다. 결국 정상들이 풀어야 한다는 것이죠. 

트럼프 대통령 어제 직접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했고, 북한도 최선희 부상의 기자회견에서 "두 지도자의 궁합은 신비할 정도로 훌륭하다"면서 정상 간 담판 여전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북한의 요구는 서로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은 '전부 아니면 전무' 방식이고, 북한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조치만큼의 보상부터 받기를 원합니다.

그렇다면 중간점은 미국이 원하는 '전부가 담긴 포괄적 합의'부터 만들고, 북한이 원하는대로 '단계적으로 동시 교환하는 방식'이 될 텐데요.

문재인 대통령도 이런 것들을 포함한 절충안을 북·미 두 정상에게 설득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실무진끼리는 부딪힌다 하더라도 정상들끼리는 좋은 관계를 강조하고 있으니 결국 정상들끼리 풀어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겠다, 이렇게 해석해볼 수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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