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트럼프 "독일, 러시아의 포로…돈 퍼주면 나토가 뭔 소용?"

입력 2018-07-12 09:46

나토서 EU와 '충돌'…독일 집중 공격하며 '나토 흔들기'

"국방비 GDP 2%로 즉각 늘려야"…무역·외교갈등, 안보까지 확산

나토정상회의, 공정한 방위비분담·방위력 증강 담은 브뤼셀선언 채택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나토서 EU와 '충돌'…독일 집중 공격하며 '나토 흔들기'

"국방비 GDP 2%로 즉각 늘려야"…무역·외교갈등, 안보까지 확산

나토정상회의, 공정한 방위비분담·방위력 증강 담은 브뤼셀선언 채택

트럼프 "독일, 러시아의 포로…돈 퍼주면 나토가 뭔 소용?"

유럽과 북미 지역 안보를 담당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11일 브뤼셀 나토본부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회원국 국방비 증액과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나토의 억지력 및 국방력 강화방안 등을 논의했다.

12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29개 회원국 정상과 20개 나토 파트너국의 정상과 대표, 유엔·유럽연합(EU)과 같은 국제기구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강행 이후 미국과 유럽이 무역전쟁으로 치닫고 있고, 미국의 일방적인 이란 핵 합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로 외교적으로도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열려 관심이 쏠렸다.

여기에다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나토 회원국이 미국의 안보 능력에 무임승차한다면서 국방비 지출을 늘릴 것을 요구해왔고, 유럽의 나토 회원국은 이에 반발해 왔다는 점에서 양측의 갈등이 안보문제로까지 확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대로 첫날 회의에서 나토 회원국들에 국방비 지출을 늘려 유럽과 북미지역에 대한 방위비 부담을 나토 회원국들이 공정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이 러시아의 가스 도입을 위해 추진하는 '노드 스트림 2 파이프라인 사업'을 언급하며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그는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과의 조찬회동에서 독일이 자신들의 안보를 위해 국방비를 충분히 지출하지 않고 미국의 안보 능력에 무임승차하며 미국과 유럽의 위협이 되는 러시아와의 거래를 통해 막대한 이득을 얻고 있다고 작심한듯 비판했다.ㅣ

트럼프 대통령은 '노드 스트림 2 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을 거론, "독일은 러시아에서 많은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러시아에 포로가 돼 있다. 독일은 총체적으로 러시아의 통제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우리는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독일을 보호하려고 하는데, 그들(독일)은 러시아에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이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날 회의를 마친 뒤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는 "독일이 가스와 에너지를 들여오기 위해 러시아에 수십억 달러를 지불한다면 나토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출범한 나토의 존재 가치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나토가 오는 2024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2%로 늘리기로 합의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왜 29개 회원국 가운데 5개국만 이 합의를 충족하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유럽 보호를 위해 국방비를 지불하고도 무역에서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며 유럽의 나토 회원국을 향해 "GDP 2%의 국방비 지출을 오는 2025년까지가 아니라 당장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는 비록 공식적인 제안은 아니었지만 28개 회원국에 국방비 지출을 GDP의 2%가 아니라 당초 목표치의 2배인 GDP의 4%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백악관은 확인했다.

GDP 4%에 달하는 국방비 지출은 다른 나토 회원국은 물론 미국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독일의 국방비 지출은 GDP의 1.24%이고, 미국의 국방비 지출은 GDP의 3.5%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이 러시아의 포로가 돼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즉각 반박했다.

메르켈 총리는 자신이 동독 출신임을 상기시키며 "나는 소련의 통제를 받았던 동독에서 직접 경험했다"면서 "오늘날 통일 독일에서 자유를 누려 매우 행복하다. 우리는 독립적으로 정책을 수행하고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이 국방비 지출을 GDP의 2% 이상으로 늘리기로 한 나토의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2024년까지 독일은 2014년 국방비보다 80% 이상 더 지출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합의한 웨일스 나토정상회의 결정을 이행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나토는 당초 이번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이 단합된 모습을 보임으로써 무역 및 외교 분야 분쟁에도 불구하고 안보 문제에서만큼은 강력한 동맹을 과시하기를 기대했으나 미국과 독일의 대립이 부각되면서 안보갈등만 노출했다.

다만,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별도로 가진 양자 정상회담을 마친 뒤에는 "미국은 독일과 매우 대단한 관계를 맺고 있다"(트럼프), "독일과 미국은 좋은 파트너"(메르켈)라며 우호관계를 강조했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도 미국과 유럽 간 안보갈등이 부각되는 것을 우려한 듯 "우리가 합의를 못 본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동맹을 전진시키고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드는 여러 결정을 했다는 것"이라고 첫날 정상회의의 의미를 부여했다.

나토 정상들은 이날 첫날 회의를 마치면서 '브뤼셀 정상회의 선언'을 채택했다.

브뤼셀선언에서 나토는 오는 2024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GDP의 2%로 늘리기로 합의한 것을 비롯해 지난 2014년 웨일스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국방투자서약을 이행하기로 재확인하고, 공정한 방위비 분담에 대해서도 다짐했다.

이와함께 러시아의 위협과 전 세계 분쟁에 대비해 나토의 억지력과 방위력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모았다고 브뤼셀선언에 명시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른바 '30-30-30-30안'을 추인한 점이다. 이는 2020년까지 나토의 전투태세를 높이기 위해 30일 이내에 동원할 수 있는 기계화대대 30개, 비행편대 30개, 전투함 30척을 마련하는 계획이다.

정상들은 또 나토의 기동력을 높이기 위해 미국 버지니아주 노폭과 독일 울름에 사령부 2개를 설치하고 사이버 전투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이버작전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어 테러와의 전쟁과 관련된 노력의 하나로 오는 2024년까지 이라크군에 대한 훈련 임무 지원을 늘리고,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으며 30번째 나토 회원국으로 마케도니아와 가입 협상을 시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연합뉴스)

관련기사

볼턴, 오늘 러시아 도착…미·러 첫 양자 정상회담 조율 트럼프, '정권 보장'까지 언급…판 지키며 '다목적 경고'도 메르켈, 27일 미국 방문…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뉴욕증시, 2천억달러 관세폭탄…다우 0.88% 하락 마감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