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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자원 안 뽑겠다는 최강희 고집, 왜?

입력 2013-06-1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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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자원 안 뽑겠다는 최강희 고집, 왜?


최씨 고집은 아무도 못 말린다는 말이 있는데, 최강희(54) 축구대표팀 감독의 고집이 딱 그렇다.

대표팀은 지난 11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7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1-0으로 꺾고 브라질행 9부 능선을 넘었다. 하지만 대표팀에는 군데군데 구멍이 났다. 과연 이대로도 18일 이란과의 8차전에서 쾌승을 거둘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최 감독은 요지부동이다. 그는 외부에서 다른 대안을 강구하지 않고 정면돌파하겠다고 했다.

수비 자원 '줄줄이 누수'

수비형 미드필더 박종우(부산)는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경고를 받아서 경고 누적으로 이란전에 뛸 수 없다. 베테랑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인천)은 부상이다. 왼쪽 허벅지 내전근 부상을 당해 우즈베키스탄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느낀 김남일이 자청해 아예 대표팀에서 제외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최 감독은 일단 김남일의 회복 상태를 지켜보며 이란전까지 함께 가기로 결정했다. 출전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설상가상으로 중앙수비의 핵심 곽태휘(알 샤밥)마저 다쳤다.

곽태휘는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후반 절뚝거리며 교체돼 우려를 샀다. 12일 정밀검진 결과 왼쪽 햄스트링 근육이 일부 손상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큰 부상은 아니라 치료를 한다면 이란전 출전은 문제 없다는 게 의무팀의 의견"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곽태휘의 부상 전력을 보면 걱정되는 게 사실이다. 곽태휘는 지난 3월 카타르와 최종예선 5차전을 앞두고 오른쪽 허벅지를 다친 적이 있다. 만일 당시 부상 때문에 밸런스가 붕괴돼 반대쪽까지 부상이 온 것이라면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교체카드 생각 없다

보통은 이런 상황에서는 대체자원을 대표팀에 부르게 마련이다. 한국은 현재 월드컵 본선 진출의 기로에 서 있다. 그런데도 최 감독은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최 감독은 추가 발탁 여부에 대해 "외부에서 선수를 선발하는 것은 현재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기성용(스완지시티)과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부상에서 회복해 훈련 중이지만 최 감독은 요지부동이다.

외부에서 대체자원을 데려오지 않는 건 2011년 12월 대표팀 부임 후 최 감독이 일관되게 지켜온 원칙이다. 지난해 2월 쿠웨이트와의 3차예선 최종전을 앞두고 미드필더 김정우(전북)가 발목 부상을 당했을 때도 그랬다. 당시 대표팀은 쿠웨이트에 패하면 최종예선에도 오르지 못하고 탈락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김정우의 공백은 대표팀에 상당한 타격이었지만 최 감독은 추가 발탁을 하지 않았다.

최 감독이 미련스러울 정도로 고집을 부리는 건 '팀 내 결속'을 가장 중시하기 때문이다. 그는 전북 사령탑 시절부터 벤치 멤버의 희생과 팀 분위기를 첫 손가락에 꼽았다. 벤치 멤버 입장에서는 대체자원 투입이 달갑지 않고, 이는 대표팀 분위기를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최 감독의 고집이 대표팀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축구관계자는 "최 감독이 굳이 기성용·구자철 등을 뽑지 않겠다고 공언할 이유는 없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보험을 들어둘 필요는 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오명철 기자 omc102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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