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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2월 이산상봉' 합의 배경은

입력 2014-02-05 18:57

김정은 신년사이후 대남화해 공세 연장선상인 듯
대결국면시 체제불안 우려도…'이중행태'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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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신년사이후 대남화해 공세 연장선상인 듯
대결국면시 체제불안 우려도…'이중행태' 경계해야

북한, '2월 이산상봉' 합의 배경은


5일 판문점에서 열린 이산상봉 행사 준비를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북측이 상봉 일자를 우리 제안 보다 사흘 뒤로 늦췄지만 2월 이산상봉 개최에 합의한 배경이 주목된다.

북한은 이달 말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이 예정돼 있음에도 우리 정부가 제안한 2월 이산상봉 개최에 합의하고 우리 측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다.

북측은 우리가 제안한 2월17~22일 이산상봉 개최에 대해 내부적으로 16일이 광명성절(김정일 생일)이고 행사 준비기간이 촉박하다며 20~25일로 상봉 날짜를 늦췄다. 당초 북한이 한미 군사훈련을 이유로 3월 이후로 상봉 시기를 늦출 것이란 관측이 유력했으나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특히 북측 대표단은 이번 회담에서 한미 군사훈련인 '키리졸브' 연습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거나 훈련 중단을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다만 북측은 군사적 적대행위가 남북 간 화해분위기를 해쳐서는 안된다고 여지를 남겼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이덕행 대한적십자사 실행위원은 이산가족 상봉문제 적십자 실무접촉결과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에서 우리도 기조발언에서 적십자 정신에 따라 정치·군사적 문제와 결부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얘기했고, 북한도 이에 기본적으로 호응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 정부가 지난해 북측이 이산상봉을 무산시킨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며 재발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자, 북측도 "이산가족들에게 두 번 아픔을 줘서는 안 된다"며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 실행위원은 "북측이 이번 합의를 충실하게 지킬 것으로 믿는다"면서 "실무선에서 일방적으로 (이산상봉을) 연기하지 말자는 재발방지를 약속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북측이 적대행위나 남북한 화해분위기를 해치는 행동들은 안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기 때문에 유의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북측은 또 이산상봉과 매번 연계시켰던 금강산관광에 대한 언급도 일체 없었다.

결론적으로 보면 북측의 이날 행태는 '예상외'로 성의 있는 자세를 나타낸 것으로 인식된다.

남북은 이날 회담에서 이산상봉 성사로 남북 간 화해와 협력의 계기로 만들자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이 실행위원이 밝힌데서도 이날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다.

북측이 지난해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로 추석 계기 이산상봉을 무산시켰던 것과 달리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올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남북관계를 강조한 신년사 이후 대남 화해공세의 연장으로 분석된다.

즉, 대결국면을 지속해 나갈 경우 김정은 체제를 내부적으로 굳건히 하는데 장애가 될뿐더러 미국, 중국 등과도 계속 마찰을 야기하게 돼 체제불안을 가속화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 태도에 대해 "그동안 우리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이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북측이 호응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면서 "이산가족 문제가 남북관계의 첫 단추니까, 잘 성사되면 다른 문제들도 남북관계를 고려해 가면서 협의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북측이 과거 화해 제스처를 펴면서 한편에서는 핵무장에 나서는 등 이중적 행태를 보여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는 북측의 동향에 대해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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