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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불법 낚시꾼들에 멍드는 한강…단속 동행

입력 2017-06-12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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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더위를 피해 강바람을 맞으면서 손맛을 즐기려는 강태공들이 한강을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 시민의 식수원이자 휴식 공간인 한강에서 불법 낚시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가 단속 현장에 동행했습니다.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한강은 생태계를 보호하고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강변 절반가량을 금지 구역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 행위를 제한하고 있는데요. 과연 잘 지켜지고 있을지 지금부터 확인해보겠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 철교 아래입니다. 한 남성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선박이 드나들어 안전상 낚시를 금지한 곳이라 단속에 들어갔습니다.

[낚시꾼 : (표지판에 쓰여있잖아요. 선생님이 낚시하신 데가 금지 구역이에요.) 여기는 (표지판이) 있지만, 저기는 안 돼 있잖아요.]

한강에서 낚시 금지구역이 아닌 곳에서는 낚시를 할 수 있지만 몇 가지 지켜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서울 강서구 안양천 합류부 지점입니다.

1인당 사용할 수 있는 낚싯대는 3대인데, 둔치에는 이보다 많은 낚싯대가 펼쳐져 있습니다.

[낚시꾼 : (낚싯대 사용이) 3대까지 줄었는데 그러면 우리가 예전에 샀던 낚시 장비들을 정부에서 보상해 줘야 해. 원래는…]

강물 오염 우려로 사용이 금지된 미끼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낚시꾼 : 떡밥 못 써요? 그럼 안 써야지. 처음 와서 몰랐어요.]

방파제 역할을 하는 콘크리트 구조물 사이에 낚싯대를 끼어 놓아 파손이 되는 일도 있습니다.

낚싯대를 고정하기 위해 거치대를 콘크리트 틈 사이에 꽂아놨습니다. 틈이 점점 벌어지다 이곳은 아예 나무 막대를 박아놨습니다. 제가 앉아 있는 이 구간은 틈이 점점 벌어져 비스듬하게 내려앉았습니다.

날이 저물자 낚시 장비를 짊어 멘 낚시꾼들이 늘어납니다.

보행로에 낚싯대 여러 대를 깔아놓거나, 아예 갈대밭 일부를 훼손해놨습니다.

술을 마시며 낚시를 하다 종종 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낚시꾼 : 아니 한 병을 셋이서 나눠 먹고 남겨 놓은 거야. (이미 많이 드신 거 같은데요.) 뭘?]

배를 타고 한강으로 나가봤습니다.

밤섬 람사르 습지 주변에 하얀 부표가 둥둥 떠있습니다. 물고기가 알을 낳을 수 있도록 설치한 인공 산란장입니다.

[이광주/한강사업본부 환경과 : 누치, 강준치, 납자루가 많이 서식하죠. 한강에는 수초가 많이 없어요. 물고기가 산란할 장소가 없는 거지. 그래서 인공적으로 만들어 주는 거예요.]

이처럼 한강은 생태계 보호를 위해 산란장 7곳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마구잡이로 물고기를 잡는 걸 막기 위해 낚싯대 사용 개수를 제한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배를 탈 수 있는 마리나 시설이 인접한 서울 여의도입니다. 이곳은 낚시 금지 구역임에도 낚시꾼의 발길이 이어지자 아예 강변에는 초록색 울타리를 치고 물밑에는 낚싯바늘이 걸리도록 하는 차단 시설을 설치해 놨습니다.

매년 불법 낚시 3500건이 적발되고 있으며, 실제로 과태료가 부과되는 건 35건가량입니다.

과태료가 최소 50만 원이라 단속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문희석/한강사업본부 공공안전관 : 야간에 돌아다니면 약주를 많이 드시기 때문에 현장에서 폭언 듣고 욕 듣고 뭐 낚시 단속 한 번 나오면 1년 먹을 욕 다 먹죠.]

한강 낚시는 서울 도심에서 여유를 느낄 수 있어 인기입니다. 하지만 고기를 낚는 쾌감을 느끼기 전에 한강은 식수원이자 모두의 휴식 공간이란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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