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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장만해온 농기계, 전재산인데" 보상은 '산 넘어 산'

입력 2022-03-15 20:32 수정 2022-03-15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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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 울진에서 난 산불로 피해를 입은 농민들은 봄 농사철이 다가왔지만,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비닐하우스도, 종자도 다 타버렸고, 특히 값비싼 농기계들도 다 타서 못쓰게 됐지만, 보상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방법이 없을지 윤두열 기자가 고민해봤습니다.

[기자]

비닐하우스에 있던 농작물 분류기가 까맣게 그을렸습니다.

창고에 쌓아둔 비료에선 아직 연기가 올라옵니다.

땅에 비료를 뿌리고 파종을 할 때지만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바로 옆집은 집은 지켰지만 창고가 모두 탔습니다.

세탁기 바꾸고 싶은 마음 참고 들여온 고추건조기, 제주도 여행과 맞바꾼 경운기, 농사지은 돈으로 하나씩 장만한 농기계들이 다 타버렸습니다.

[남명자/경북 울진군 검성리 : 차라리 집이 타고 이 기계가 돈이 얼마예요? 여기는 이런 기계가 비싼 기계가 다 타니까 꼼짝을 못 하잖아요. 지금 농사철이 다가와도. 앞이 캄캄해요 진짜.]

이양기나 콤바인 등 창고에 있던 농기계들이 뼈대만 남았습니다.

농가에 가장 큰 재산들인데 이걸 보상받는 게 쉽지 않습니다.

농업분야 재해가 왔을 때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정해 놓은 재해 편람입니다.

트랙터나 경운기 등 농기계는 재난복구비용을 받을 수 없다고 나와 있습니다.

옮길 수 있는 물건, 즉 동산인 데다 수리해서 쓸 수도 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김운하/경북 울진군 검성리 : 불이 막 달려오는데 그걸 어떻게 치워. 못 치우지. 사람이 살고 봐야지 농기계가 문제야 그게?]

그런데 지난 2019년 강원 산불 때, 처음으로 농기계에 대한 지원금이 나왔습니다.

'그 밖의 복구 비용'이라는 묘수를 찾아낸 겁니다.

울진군과 정부는 이번에도 농기계 피해에 대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관련 규정을 찾기 위한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경북 울진군 관계자 : 원래는 (농기계가) 농업재해 부분에 안 들어가거든요. 이번에는 워낙 피해가 심하고 산불의 경우는 지원을 검토한다고 그랬거든요.]

정부는 지원금이 나오기 전인 올해는 농기계를 무료로 임대해 농사짓는 데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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