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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구성 또 불발…박 의장 "3일 더 주겠다" 여야 합의 촉구

입력 2020-06-12 18:20 수정 2020-06-12 18:29

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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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국회 본회의가 열렸지만 오늘(12일)도 21대 국회 원 구성은 하지 못했습니다. 여야 최종 담판이 어제 결렬된 후 오늘 민주당이 단독 원 구성 의지를 다졌지만 박병석 국회의장이 여야 협상 시간을 사흘 더 주기로 결정한 겁니다. 주말 사이 여야 간 마지막 담판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급박했던 국회 상황을 고 반장이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우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오늘도 원 구성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어찌 된 건지 시간순으로 국회 상황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아침부터 국회는 바빴습니다. 어제 최종 담판이 결렬되고 오늘 오전부터 각 당은 서로를 향해 포문을 열었습니다.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 이제 더 협상을 하고 논의할 시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늘 중으로 원내대표단이 책임을 지고 매듭을 짓길 바랍니다. 21대 국회 구성에 대한 민주당의 작심은 바뀌지 않습니다.]

[주호영/미래통합당 원내대표 : 더 이상 추가 협상은 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이야기했지 않습니까. 협상은 없었고 협박만 있었다. 처음부터 법사위는 우리들 것이고 동의도 필요 없이 강제적으로 가져가겠다. 우리 힘으로 가져가겠다. 그렇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니까 협상이 아니죠.]

통합당은 오늘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민주당의 최종 제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진행했는데요. 민주당은 통합당에 예결위, 국토위, 정무위 등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의원총회에서 통합당 의원들은 "법사위가 없으면 다 의미 없다"는 입장으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의원총회 후 통합당 3선 의원들이 직접 입장문도 냈습니다. 왜 3선 의원들이냐. 상임위원장 후보군이 대부분 3선 의원이기 때문입니다.

[박대출/미래통합당 의원 : 법사위원장은 177석 거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임을 강조합니다. 미래통합당에 대해 법사위원장 배분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미래통합당 3선 의원 일동은 모든 상임위원장 자리를 내려놓겠습니다.]

그리고 민주당도 의원총회를 열고 본회의 개최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졌습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낡은 정치세력과 더 이상 협상은 무의미합니다. 이제 행동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행동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전광석화처럼 해내야 합니다.]

그리고 오후 2시가 됐고 예정대로 국회 본회의가 열렸습니다. 통합당이 불참한 채로 본회의가 시작되고 통합당과 민주당 두 당의 원내수석부대표 간 설전이 오갔습니다.

[김성원/미래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 : 우리 국민들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 자행될 우려가 있습니다. 제1야당의 의견을 무시하고 승자독식으로 국회를 독단으로 운영하게 되면 국회가 국론 분열의 장이 됨은 물론, 협치의 배는 가라앉게 됨을 강력하게 말씀드립니다.]

[김영진/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 또다시 재현된 미래통합당의 국회 발목 잡기 행태에 대단히 실망스럽고 개탄스럽습니다. 지난 20대 내내 미래통합당은 법사위원장의 권한을 악용해 수많은 민생법안과 개혁 법안을 지연시키거나 좌초시켰습니다.]

이제 민주당 주도로 법사위 등 상임위원장 선출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깜짝 반전이 있었습니다.

[박병석/국회의장 : 다음은 의사일정을 상정할 순서입니다만 의장으로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의장으로서 마지막 합의를 촉구하기 위해 3일간의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원 구성은 또 미뤄졌습니다. 주말 사이 여야 협상 다시 한 번 지켜보겠습니다. 원 구성은 앞으로 4년간의 국회 운영 뼈대를 세우는 일입니다. 그렇다 보니 역대 국회 모두 원 구성에 몸살을 앓았습니다. 그때 그 사람들. 오늘은 과거 원 구성 협상은 어땠는지 한 번 보겠습니다. 그중에서도 사상 최악으로 꼽혔던 건 바로 18대 국회였습니다. 원 구성이 국회의원 임기 시작 후 석 달여 만에 완료됐습니다.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과 야당인 통합민주당의 두 원내대표 첫 만남은 화기애애했습니다.

[원혜영/당시 민주당 원내대표 (2008년 6월 12일) : 처음 공식적으로 한나라당 원내대표님과 대변인 같이 회동을 하는데 넥타이를 매야 될 거냐 말 거냐 하는 고민을 했습니다만 같은 식구끼리 만나는 거니까 그 정도는 양해되지 않겠냐 해서 안 매고 왔습니다.]

[홍준표/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 (2008년 6월 12일) : 내일부터 우리는 와이셔츠도 안 입고. (우리도 작년에 계속 넥타이 안 매기 운동을 했습니다.) 내일부터 우리는 내복 안 입기 운동을…]

하지만 이후 원 구성 협상은 진척이 없었습니다. 특히 한미 쇠고기 협상 관련 가축법 개정안 등 다른 요인들도 원 구성 협상 타결이 늦어진 이유였습니다.

[박병석/당시 민주당 정책위의장 (2008년 8월 19일) : 오늘 홍 원내대표께서 빨간 넥타이 매고 온 거 보니까 뭐가 되는가 보다.]

[주호영/당시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 (2008년 8월 19일) : 오늘 그래도 말씀하실 거 하시겠습니까. (아니 그냥 하시죠 뭐.)]

[홍준표/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 (2008년 8월 19일) : 염치가 없어서 오프닝 멘트를 할 수도 없다.]

[원혜영/당시 민주당 원내대표 (2008년 8월 19일) : 중요한 거는 클로징 멘트예요.]

[홍준표/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 (2008년 8월 19일) : 오늘은 클로징 멘트 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19대 국회는 그래도 18대보단 빨랐습니다. 국회의원 임기 시작 후 한 달여 만인 2012년 6월 29일.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과 제1야당 민주통합당이 원 구성에 합의한 겁니다.

[이한구/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 (2012년 6월 29일) : 오늘 19대 개원이라는 옥동자를 낳았으니까 양 당이 산모의 인내와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서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신뢰의 국회를 만들어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지원/당시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2012년 6월 29일) : 어제 끝났으면 좋았을 건데 오늘 저의 지역구에서 제일 큰 목포대교 개통식이 있는데 거기도 못 갑니다. 이한구 원내대표가 제 재선을 막지는 않을 건데 앞으로 도와가지고 선거에 또 될 수 있도록 해주시겠죠.]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은 지난 20대 국회는 어땠을까요.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 첫 원 구성 협상 날, 서로 손 잡고 활짝 웃으며 사진도 찍고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정진석/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 (2016년 5월 19일) : 원구성 협상에 첫발을 디디게 되었습니다. 20대 총선거의 민의는 협치입니다. 국민의 준엄한 명령입니다. 협치의 첫걸음은 원만한 원구성입니다.]

[우상호/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2016년 5월 19일) : 20대 국회가 변화했다, 이런 평가를 받으려면 법을 지켜서 6월에 제때 개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을 위해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꽃피우자, 다시 한번 강조 드립니다.]

당시에도 협상의 핵심은 법사위 그리고 운영위, 예결위원장 자리였습니다.

[유시민/작가 (JTBC '썰전' / 2016년 6월 9일) : 핵심은 운영위하고 법사위죠. 그 2개를 달라는 이야기예요 지금. (2개를 달라.) 법사위를 더불어민주당에서 주겠다고 하니까 '야. 우리 사정 빤히 알면서 운영위도 반드시 있어야 된다고 우리가 사인을 줬잖아. 근데 왜 모른 척하고 지금 법사위 하나만 얘기해'라고 우상호 원내대표한테 지금 항의를 하고 있는 중인 거죠.]

당시 협상은 나름 빠르게 마무리됐습니다. 임기 시작 열흘도 안 돼 여당인 새누리당이 법사위와 운영위원장 자리를 가져가고 제1야당인 민주당이 예결위원장을 가지는 걸로 합의한 겁니다. 오늘 박병석 국회의장은 본회의에서 "20대 국회도 6월 13일에 원 구성을 했다"면서 다음 주로 원 구성을 연기했습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국회 일 시작하기가 참 힘듭니다.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국회 원 구성 연기…여야 막판 협상 타결 관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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