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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외교장관 베이징 회담 종료…양국 입장 못 좁혀

입력 2019-08-21 17:38 수정 2019-08-21 17:43

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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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조금 전 끝났습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 연정 여부 결정과 일본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시행을 앞둔 상황이라 오늘(21일) 회담에 더욱 많은 관심이 쏠렸는데요. 강경화 장관은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일단은 입장 차만 확인한채 끝난 것으로 보이는데요. 고반장 발제에서는 자세한 내용 알보겠습니다.

[기자]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이 별도 회담을 가졌습니다. 태국 방콕에서의 회동 이후 3주 만입니다.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가 처음 언급되기 시작한 것이 지난달 초니까 두 달 가까이 한·일 양국 관계 하루하루 최악으로 달려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기점으로 일단 한일 양국 모두 한층 자제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 (지난 15일) : 일본이 이웃 나라에게 불행을 주었던 과거를 성찰하는 가운데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이끌어가길 우리는 바랍니다.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외교 수장 간 만남이 더욱 주목받았습니다. 지난 1일 태국 방콕에서의 만남 이후 3주 만인데요. 당시 방콕 회담에서는 서로 얼굴만 붉힌 채 접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오늘은 어땠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오늘도 큰 진전은 없었습니다. 서로의 입장 차만 다시 확인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사실 오늘 회담의 결론은 어제 이미 예고된 상황이었습니다. 장관 회담에 앞서 어제 오후 한·일 국장급 회의가 먼저 있었습니다. 김정한 외교부 아태국장과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국장이 40여 분간 만났는데요. 여기서 아무런 접점을 찾지 못했던 것입니다. 강경화 장관은 이미 어제 중국으로 떠나기 전 "상황이 쉽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강경화/외교부 장관 (어제) : 어려운 상황이고 저희 그 수출규제 문제라든가 등에 대해서 뭐 저희 입장을 적극 개진할 준비를 하고 갑니다. 참 어렵다는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갑니다.]

오늘 한·일 장관 회담에 앞서 오전에는 한·중·일 장관 회의가 있었습니다. 강경화 장관, 왕이 중국 외교부장, 고노 다로 외상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회의에서 세 사람은 한·중·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한 목소리로 강조했습니다.

[왕이/중국 외교부장 : 중국은 한국, 일본과 함께 우리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 심화시키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공동으로 유지하며, 지역과 세계의 안정과 평화, 번영을 위해 헌신할 것입니다.]

여기서 잠깐! 신반장의, 아니 '고반장의 외교 스쿨' 나갑니다. 금요고다방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신반장이 꽤 열심히 미는 코너인데 오늘은 제가 잠시 빌려 쓰겠습니다.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 대해 잠깐 알아보려고 합니다. 갑자기 그냥 한번 모이자 해서 열린 것이 아닙니다. 나름 개최 순번에 따라 돌아가면서 여는, 꽤 오래된 회의체입니다. 안보,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에서의 동북아 3국 협력 방안을 정기적으로 모여 논의하는 그런 자리입니다.

첫 회의는 우리나라가 주최했습니다. 2007년 6월 제주도에서 첫 회의가 있었고요. 이듬해 일본 도쿄, 2009년에는 중국 상하이, 뒤이어 우리나라 경주, 일본 교토, 중국 닝보 등에서 매년 열렸습니다. 그리고 3년 동안 열리지 못하다 2015년 서울에서 7차 회의가 있었고 다음 해인 2016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8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한동안 열리지 못하다가 이번에 9차 회의가 또 3년 만에 개최된 겁니다. 12년에 걸친 9번의 회의가 이어지는 동안 한국과 일본 외교 수장은 정권 교체, 또 개각 등으로 여러 차례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정치시스템이 다른 중국은 그동안 딱 한 번 바뀌었습니다. 현재 왕이 외교부장도 2013년 취임하고 한·중·일 장관 회의 세 번째 참석입니다. 사진을 찍을 때도 절대 밋밋하게 찍지 않습니다.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2015년) 
포토타임
'아세안 스타일?'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2016년)
포토타임
'아세안 스타일?'

아세안 스타일 좋아하는 왕이 부장, 오늘 회의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난번 태국 방콕에서의 한·미·일 장관 회의 당시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만 활짝 웃고 한·일 양국 장관은 시종일과 무표정으로 멀찌감치 떨어져 사진을 찍은 바 있는데요. 왕이 외교부장 '폼페이오 장관과 나는 다르다' 보여주려는 듯, 이렇게 적극적으로 두 사람을 끌어당깁니다. 결국 세 사람 손을 잡고 웃으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공동 기자회견도 가졌는데요. 앞서 전해드린 대로 세 사람 모두 3국 공동 협력을 강조했지만 입장은 미묘하게 달랐습니다. 강경화 장관은 한·중·일 3국이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는 점과 자유로운 무역 환경 등을 강조했습니다. 사실상 일본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강경화/외교부 장관 :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는 정신을 잊지 않고 확고히 이어나가야 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무역 보복 조치를 배제하고 역내 무역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을 거둬내어야 할 것입니다.]

고노 다로 외상은 역사 인식 관련 언급 없이 미래지향적인 한·중·일 3국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고노 외상은 회의 모두 발언에서도 최근의 한·일 관계를 의식한 듯 "양자 관계의 어려움 속에서도 3국 협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고노 다로/일본 외무상 : 한·중·일 각국 사이의 신뢰할 수 있는 양자 관계가 3국 협력의 중요한 토대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왕이 외교부장은 강경화 장관과 마찬가지로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강조하면서 한·일 갈등 해결을 에둘러 강조했는데요. 왕이 부장은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지향하는 것은 3국 협력의 정치적 기초이며 이웃 나라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3국 협력의 원동력"이라면서 "한일 양측이 서로 관심사를 배려하고 건설적으로 이견을 해결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관련 소식 들어가서 계속 전해드리겠습니다.

일단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중국서 다시 만난 한·일 외교장관…입장 못 좁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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