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RO 녹음파일' 검-변, '맥락대로' '들리는 대로' 해석 신경전

입력 2014-07-07 20:07

내란음모 항소심서 녹음파일 검증
큰 충돌 없었지만 조서 기재 두고 신경전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내란음모 항소심서 녹음파일 검증
큰 충돌 없었지만 조서 기재 두고 신경전

이석기(52) 진보당 의원이 연루된 내란음모 사건 항소심에서 일명 'RO(Revolutionary Organization) 회합' 당시의 녹음파일이 다시 공개됐다.

7일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이민걸) 심리로 열린 이 의원 등에 대한 항소심 검증기일에서는 해석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 측의 의견이 분분했던 5월12일 '마리스타 회합'과 5월10일 '곤지암 수련원 회합' 당시 녹음파일이 법정에서 재생됐다.

해당 녹음 파일은 1심 법정에서도 증거로 채택돼 재생된 바 있다. 변호인과 검찰은 1심 법정에서 해당 파일이 이미 한 차례 검증된 만큼 큰 충돌은 일으키지 않았다.

다만 잡음 때문에 제대로 들리지 않는 일부 세부적인 단어의 조서 기재를 두고 맥락상 해석이 서로 달라 간간이 가벼운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날 법정에서는 지난해 5월12일 마리스타 수도원에서 진행된 이 의원 등의 강연 내용이 먼저 다뤄졌다.

녹음 파일의 주요 발언을 5~10초 단위로 끊어 재생한 후 검찰과 변호인이 각각 의견을 표명하고 재판장이 이를 정리하는 방식으로 검증이 진행됐다.

검찰과 변호인은 대체로 재판장의 정리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지만 세부적인 단어의 조서 기재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강연 초기 이 의원이 일명 '동지'들의 현 정세 인식에 관해 한 발언을 두고서는 검찰은 이 의원이 '사회 인식'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한 반면, 변호인단은 문맥상 '사전 인식'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과 변호인단이 이를 두고 의견을 좁히지 않자 이 의원이 직접 나서 "강의를 듣기 전후 차이를 말하는 것"이라며 "사전 인식이라고 말한 게 맞다"고 설명했다.

진보당 창설 과정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혁명적(혁명의) 진출'이라는 단어를 두고 변호인단이 "문맥상 혁명적 진출이라고 기재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자 검찰이 "지금은 의미를 정하는 게 아니라 들리는 것을 검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과 변호인단은 이날 검증에 앞서 녹음파일 재생 순서를 두고도 한 차례 마찰을 빚었다.

변호인단은 "분반토론 내용을 전체 (강연) 참석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것처럼 오해될 소지가 있다"며 "전체 토론을 일관성 있게 듣고 나서 분반토론을 따로 듣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의원의 발언 이후 질의응답이 있고 분반토론과 결과발표가 이뤄져 논리적으로 연결된다"며 "(재생) 순서를 바꾸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검찰 측 의견을 받아들여 재생 순서는 따로 변경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오전에는 5월12일 마리스타 회합 당시 이 의원의 강의 상황이, 오후에는 강의가 끝난 후 분반토론 내용이 재생됐다.

검찰과 변호인단은 오후 분반토론에서는 일부 발언이 '청와대'냐 '천안'이냐를 두고 충돌했다.

변호인단은 "청와대가 아니라 천안으로 들린다"며 "천안은 확실하고 그 다음에 내려간다 비슷하게 들린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기간타격 대상을 거론하는 것"이라며 "청와대, 의사당으로 들린다"고 주장했다.

해당 부분도 결국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검증조서에 검찰과 변호인 양측 의견을 모두 병기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재판부는 이날 검증기일 이후 두 차례 더 공판기일을 갖고 재판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 의원 등의 항소심 다음 공판은 오는 14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뉴시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