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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피보다 진한 것은…' 기업 승계를 가능케 하는 것

입력 2015-08-03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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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여러분. JTBC 뉴스룸 2부의 문을 엽니다.

0.05%

신격호 총괄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그룹의 지분입니다. 그러나 그 힘은 어마어마했습니다.

연매출 83조 대기업 총수의 말이라고 하기엔 민망한 조폭영화의 한 장면 같은 단어가 등장했습니다. 조폭영화가 아니라면 사극이라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단, 배신과 음모가 판치는 밀실사극을 말합니다.

국적 논란까지 덧붙여졌지요.

[신격호/롯데그룹 총괄회장 : 아키오(신동빈)도 그만두게 했잖아.]
[신동주/전 일본 롯데 부회장 :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아키오(신동빈)가 아버지를 대표이사에서 내려오게 했습니다.
[신격호/롯데그룹 총괄회장 : 아키오(신동빈)가? 그래도 아무 말 안 하고 있을거냐?

시게미쓰 회장과 부인 하쓰코… 아들 히로유키와 아키오. 그 뒤엔 마치 영화 속 배후세력처럼 종업원 3명의 작은 회사인 고준샤, 즉 광윤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재벌의 속살을 들여다볼 기회는 많지 않은데, 이렇게 형제의 난 덕분에 우리로서는 별 걸 다 알게 됐습니다.

사실 지금 같은 글로벌 시대에 그들이 어느 나라 말을 쓰든, 이름이 어느 나라 이름이든, 혹은 더 나아가 국적이 어디이든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Chaebol.

영어사전에는 한국의 재벌을 설명할 때 마땅한 단어가 없어 우리식 표기 그대로 통용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가족경영' 방식은 우리에게만 있는 것은 아닐 텐데, 이유는 무엇일까?

"피보다 중요한 것은 능력"

얼마 전 방문한 독일 밀레그룹 회장의 말입니다. 밀레그룹은 1899년 이래 두 공동창업자 가문이 4대째 경영하고 있는 가족경영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그러나 재벌과 가족경영의 결정적 차이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기업의 경영 능력은 세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즉 후계자가 되기 위해선 치열한 양 가문의 경쟁자들 사이에서 엄격한 '시험'을 통과하고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죠.

땅콩회항. 보복폭행… 그룹 총수나 그 가족이 번번이 구설수에 오르는 우리의 재벌과는 존재의 토양 자체가 다르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2.7%

10대그룹 총수일가가 소유한 지분율의 평균입니다. 세상은 그들을 '오너' 즉 '주인'이라고 부릅니다.

기업의 주인. 즉 오너가 되기 위해 온갖 편법이 동원되고 오너가 되기 위해 골육상쟁도 불사하게 되는 것이지요.

"기업의 소유주는 사회이다. 단지 그 관리를 개인이 할 뿐이다"

이젠 유명한 말이 돼버린, 유한양행 창업자 고 유일한 박사가 생전에 남긴 말입니다.

너무 고상한 얘기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형제의 난의 주인공 중 하나인 신동빈 회장이 이미 그렇게 고백했습니다.

"롯데 매출의 95%는 한국에서 발생했다"

바로 소비자 여러분이 그 95%라는 얘기겠지요.

고백을 했다면 그 고백에 걸맞게 행동하면 됩니다.

오늘(3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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