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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원주민, 양다이강-양야오쉰 형제의 '입신양명'

입력 2013-03-06 11:36 수정 2013-03-0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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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원주민, 양다이강-양야오쉰 형제의 '입신양명'


대만 원주민, 양다이강-양야오쉰 형제의 '입신양명'


대만 최고의 스포츠인 야구. 소년들은 야구를 통해 입신양명을 꿈꾼다. 대만인들이 '원주민'이라 부르는 고산족은 상대적으로 뛰어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대만 야구를 이끌어왔다. 대만내 사회·경제적 지위가 외성인(1949년 국공내전 후 국민당과 함께 건너온 중국인)-본성인(17세기 명나라 멸망 후 대만으로 넘어온 사람들)에 이어 3등급에 불과한 원주민들은 야구를 통해 부와 명예를 쌓았다. 그리고, 이제 대만 야구가 세계를 향한다. 고산족 중 소수민족인 어메이족(阿美族), 그중 타이동 양가(台東陽家) 형제 양야오쉰(30·소프트뱅크)과 양다이강(26·니혼햄)은 대만의 야구 영웅으로 올라섰다.

대만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에서 2승1패로 1위를 차지하며 일본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1·2회 대회에서 일본·한국의 벽에 막혀 늘 아시아라운드에서 탈락했던 대만은 한국을 넘어 WBC 사상 첫 8강을 달성했다. 대만 언론은 이 소식을 전하며 양야오쉰·양다이강 형제를 1면에 내세웠다. 사회적으로는 소수민족이지만, 야구 명가를 이룬 타이동 양가의 경사. 이는 대만 야구의 성공을 의미했다.

양야오쉰은 5일 한국전 선발로 나섰다. 2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 3개의 사사구가 있었지만 초반 분위기를 대만 쪽으로 끌고 오는 역할을 했다. 양야오쉰은 실질적 대만 에이스다. 왕첸밍(33)과 궈홍치(32)가 미국에서 뛰다 방출된 상황.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에서 9경기(7차례 선발) 2승3패 평균자책점 1.48을 기록한 양야오쉰은 가장 껄끄러운 '한국전 선발'을 맡았고,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양야오쉰은 올 시즌이 끝난 뒤 미국 진출을 노린다. 그는 WBC 참가와 미국 진출을 위해 소프트뱅크의 전지훈련 합류를 거절하기도 했다. 대회 직전 소프트뱅크는 "올 해까지 뛰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돕겠다"고 절충안을 제시했다. 왕첸밍에 열광했고, 천웨인(28·볼티모어)에 심취한 대만 팬들은 또 한명의 메이저리거 투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동생 양다이강은 더욱 빛났다. 1라운드 3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치고, 득점을 올리는 '톱타자'다운 활약으로 라운드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1라운드 성적은 12타수 4안타 1홈런 4타점 3득점. 양다이강은 "우리는 그 누구도 이기적이지 않았고, 그 누구도 영웅이 되려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몸을 낮춘 스타플레이어'가 곧 영웅이었다.

양다이강은 대만과 일본이 모두 주목하는 외야수다. 고교시절 일본으로 야구 유학을 떠난 그는 2005년 드래프트 1순위로 니혼햄에 입단했다. 대만 선수 중 최상위 지명이었다. 차분히 성장한 그는 지난해 타율 0.287·7홈런·55타점·17도루를 기록하며 올스타에 뽑히고,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그를 두고 한 대만 기자는 "오 사다하루 이후 가장 주목받는 대만 타자"라고 했다. 2013년, 처음 참가한 국제대회에서도 '대만의 신성 타자'는 반짝반짝 빛이 난다.

하남직 기자 jiks7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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