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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의 '그늘'…가정폭력 신고 건수, 평소의 1.5배 늘어

입력 2018-09-29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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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석 연휴가 끝난지 이틀이 지났습니다. 평소 얼굴 보기 힘든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때가 명절이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명절에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평소보다 1.5배 가까이 늘어납니다. 이번 추석에도 연휴가 끝난 뒤까지 신고가 이어지면서 피해자 피난처엔 빈 방이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최하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네, 여성 긴급전화 1366 경기 센터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상담 전화가 쉴 새 없이 이어집니다.

배우자의 폭행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호소가 많습니다.

[남편분이 또 폭력을 한다거나 그거 때문에 무서워서 고소를 못 하시면…]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센터로 걸려오는 상담 전화만 하루 100건에 이릅니다.

구조와 보호 요청도 몰려 임시 거주 시설에는 빈 방이 없을 정도입니다.

이곳은 피해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긴급피난처입니다.

가정에서 분리돼 생활하면서 상담과 의료 지원 등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한 60대 여성은 남편의 폭력을 피해 며칠 째 피난처에 머물고 있습니다.

[A씨/가정폭력 신고 여성 : 추석 때도 술을 먹고 가위를 막 목에 대고 죽인다고 그러니까… 40년을 참고 살았는데.]

자녀들까지 자신의 안전을 걱정하자 결국 경찰에 신고했다는 겁니다.

[A씨/가정폭력 신고 여성 : 지쳤어 지쳐. 애들도 빨리 포기하고 살지 엄마 인생을 왜 그러고 사냐고 아버지는 고칠 수 없다고…]

최근 3년간 설과 추석 연휴 기간 중 가정폭력으로 112에 신고 된 건수는 3만3500여건.

평소보다 47% 더 많습니다.

[박소현/한국가정법률상담소 상담위원 : 명절을 거치면서 자신의 가부장적인 기질이 충족되지 않을 때, 배우자로부터 저항받거나…(폭력이) 더 표출되기 쉽죠.]

과거 폭력이 발생했던 가정은 직접 방문도 합니다.

[신광/서울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 : 아들이 알코올중독 앓고 있고, 올해 2월 사건 있기 전에도 2건 가정폭력 있던 가정입니다.]

[(술을 많이는 안 먹어요?) 전혀 끊지는 못해요.]

집 안에서 흉기까지 든 아들이지만 70대 노모는 오히려 자신을 탓합니다.

[B씨 : 아들도 혼자 사니까 외로우니까 내가 따뜻하게 해줘야 하는데…]

가정 폭력의 경우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가 많아 10명 중 1명 정도만 기소되고 40%는 보호처분을 받습니다.

[곽현정/서울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계 : 가정폭력으로 인해서 목숨까지 잃게 되는 경우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잖아요. 간과하지 않고 주변에서 많이 신고해주시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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