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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아베 역사 수정 기도 반대 목소리 커져…무라야마 "과거 교훈 잊지 말아야"

입력 2015-04-1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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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일본의 입장만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왜사를 수정하려는 노력을 줄기차게 기울이는 가운데 이에 반발해 과거의 잘못을 잊지 말아야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는다는 반성의 목소리도 일본 내에서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1995년 일본의 침략 역사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담은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했던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일본 총리는 9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가 역사를 수정하려 한다면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에서 저지른 과오의 교훈을 잊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아베 총리는 올 여름 발표할 전후 70년 담화에 반드시 사죄와 반성을 담아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아키히토(明仁) 일왕도 이날 2차대전의 격전지 중 한곳이었던 팔라우를 방문허가애 앞서 "과거 슬픈 역사가 있었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데 이어 팔라우에서는 옛 일본군 전몰자비와 함께 미군 위령비도 함께 방문했다. 일왕이 미군 위령비를 찾은 것은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자신의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아사히(朝日)와 마이니치(每日) 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아키히토 일왕의 팔라우 방문을 역사와 과거를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사설 등을 통해 주장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이전부터 아베 총리의 평화헌법 개정 방침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는 등 아베 총리의 역사 수정 기도를 견제해 왔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지난 1995년 전후 50년 담화에 사죄와 반성을 담은 목적은 사과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우리의 과거를 똑바로 인식하고 올바로 기억하는 것"이라면서 "한국인과 중국인들이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에 시달렸지만 일본인들도 무모한 전쟁으로 원폭 등 피해를 입은 것을 잊지 않고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라야마는 이어 아베 총리가 70주년 담화에서 사죄와 반성과 관련된 표현을 약화시키거나 침략과 식민지배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경우 한국과 중국은 또다시 일본에 대한 불신과 우려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무라야마 총리의 발언과 아키히토 일왕의 행보는 아베 총리의 역사 수정 시도와 관련해 일본 사회 내에 여전히 격렬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자신의 70주년 담화에 일본이 지난 70년 간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국제사회에 공헌해온 점을 담고 싶다고 말했었다. 그는 이달 말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열리는 아시아-아프리카 회의와 4월29일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앞두고 있어 이 두 연설에서 어떤 내용을 밝힐 것인지가 70주년 담화의 내용을 예상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베 총리가 70주년 담화 마련을 위해 설치한 '21세기 구상 간담회'는 아베 총리는 한국이나 중국이 아니라 미국을 겨냥한 담화 발표를 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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