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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석탄재로 만든 시멘트서 '발암물질' 검출

입력 2014-11-03 21:58 수정 2014-11-03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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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국내 시멘트 회사들은 석탄재를 원료로 사용하는데, 정작 내다 버릴 정도로 남아돌고 있는 우리 석탄재가 아닌 방사능 오염 우려가 있는 일본산 석탄재를 대거 수입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방사능이나 중금속 오염 논란이 벌어지면서 일본 내에서 재활용하거나 매장하지 않고 우리나라 시멘트 회사에 돈을 줘가면서 처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JTBC 취재진이 실험을 해봤더니, 석탄재로 만든 일부 시멘트에선 기준치 이상의 발암 물질이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손용석 기자가 계속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경남 사천의 화력발전소입니다.

석탄재를 실은 트럭들이 끊임없이 발전소를 드나듭니다.

발전소 한쪽에 자리한 석탄재 매립지에서 밖으로 빼내는 겁니다.

[폐기물 처리업자 : 화력발전소가 1년에 석탄재를 방출하는 양이 100만 톤입니다. 처리할 수 있는 양은 30만~40만 톤 밖에 안 됩니다. 나머지는 가져갈 수 있는 사람이 없으니 바닷물을 통해서 방출시킵니다.]

지난 3년간 국내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된 석탄재는 2538만 톤입니다.

이 중 17%인 444만 톤이 땅에 묻혔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일본에서 수입한 석탄재가 380만 톤에 달합니다.

국내의 시멘트 회사들이 석탄재를 보조 원료로 사용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국내의 석탄재는 땅에 묻으면서 추가로 일본에서 대량의 석탄재를 수입하는 이유는 뭘까.

일본에서 석탄재를 들여오면 오히려 돈을 받기 때문입니다.

일본 화력발전소들은 국내 시멘트 업체에 톤당 15달러의 처리 비용을 지급하는 건 물론 운반비까지 부담해 주고 있습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 : 시멘트 업계는 매일 어려워서 적자나고 있는데 그 비용 줄여보려고 일본에서 수입하는 건데 왜 국내산 안 쓰냐고 하면 이건 주객전도된 거 아닙니까?]

하지만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 이후 방사능 우려가 높은 일본산 석탄재 수입에 대해 우려가 커지는 상황입니다.

[김한승 교수/건국대 환경공학과 : 일본 입장에선 처리하는 비용보다 밖으로 보내는 것이 싸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거고, 그런 폐기물이 오면 반드시 또 다른 환경오염이 발생합니다.]

이같은 석탄재로 만든 시멘트는 얼마나 안전할까.

취재진은 시중에 유통되는 시멘트 4가지를 무작위로 꼽아 민간연구소에 중금속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그런데 4가지 모두 맹독 중금속인 납과 대표적 발암물질의 하나인 6가크롬이 발견됐습니다.

특히 6가크롬이 정부의 기준치인 20ppm보다 높은 26.8ppm이 검출된 시멘트도 있었습니다.

6가크롬은 거대 전력회사를 상대로 환경 오염 소송을 벌이는 영화 에린브로코비치에 등장한 바로 그 독성 물질입니다.

유럽에선 함유량을 5ppm 이하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김한승 교수/건국대 환경공학과 : 6가크롬은 산화가 높고 독성이 강한 편입니다. 피부에 닿으면 발진 등 피부질환을 일으키고, 과량으로 섭취됐을 때 사망에도 이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처럼 발암물질이 기준치를 넘기는 시멘트가 우리가 사는 아파트 건설 등에 쓰인다는 점입니다.

앞서 2010년엔 환경부가 국내와 일본산 등 유통되는 석탄재의 중금속 함유량을 분석했습니다.

이때도 유독성 물질로 꼽히는 납과 비소, 카드뮴 등이 상당량 함유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우남칠 교수/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 (석탄재는) 카본 성분은 타버리고 중금속은 농축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농도가 높아지죠. 그것이 용출돼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요.]

화력 발전의 쓰레기인 석탄재.

마구잡이로 버려지거나 심지어 일본 것까지 수입해오면서, 땅과 하천은 물론 우리 생활 공간을 오염시켜 국민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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