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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사고에도…밧줄 하나에 몸 맡긴 '외벽 노동자'

입력 2019-10-30 21:07 수정 2019-10-30 22:37

로프 보호도 '면장갑'으로…열악한 현실
'안전줄' 의무지만 지키는 곳 거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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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프 보호도 '면장갑'으로…열악한 현실
'안전줄' 의무지만 지키는 곳 거의 없어


[앵커]

일주일 전에 로프에 매달려 건물 외벽을 닦던 노동자 두 명이 잇따라 추락해 숨졌습니다. 이 사고 직후에 저희 취재진이 외벽 작업장의 실태를 확인해봤습니다. 보기에도 아찔한 현장이 곳곳에서 목격됐습니다.

서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4일, 서울의 한 15층짜리 건물입니다.

밧줄 하나가 내려져 있고, 작업판에 사람이 걸터앉아 있습니다.

급박한 상황이 벌어지면 의지할 수 있는 안전줄도, 안전모도 없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을 지키지 않은 현장입니다.

[김종호/한국산업로프협회장 : 전혀 무방비 상태죠. 피곤해서 잠시 휘청하는 순간 그냥 떨어지는 거예요.]

이틀 뒤 서울 마포구의 한 청소 현장.

역시 안전줄은 없습니다.

역시 법에 어긋납니다.

외벽 작업은 준비 단계부터 사고를 불러올 수 있는 작업으로 꼽힙니다.

[육해근/경력 18년 차 로프공 : 혹시나 로프가 묶여 있는 플라스틱 통 끝부분이 터지지 않을까 그런 걱정을 되게 많이 하거든요.]

의자에 앉을 때 특히 사고가 많이 납니다.

[육해근/경력 18년 차 로프공 : 가장 위험한 순간이 이 의자를 탔을 때. 제 발밑에 의자가 어떤 상황인지 몰라요. 눈으로 보지를 못하니까. 경험으로 이렇게 앉는 거죠, 이렇게요.]

작업 도중 줄이 끊어질 수도 있습니다.

[육해근/경력 18년 차 로프공 : 이 상태로 내려가기만 하면 다행인데 작업 범위가 이 끝에서 이 끝까지 됩니다. 로프를 좌우로 흔들어야 되거든요.]

하지만 추락을 막기 위한 장비는 이렇게 노동자가 임시로 구해다 써야 하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작업줄 외에 몸에 고정시키는 안전줄을 하나 더 내려 혹시 모를 추락을 막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켜지는 곳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옥상이나 지상에 안전 관리자도 필요하지만, 이같은 소규모 현장에는 의무가 아닙니다.

(영상디자인 : 정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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