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2015 호주아시안컵에서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슈틸리케호의 신데델라' 이정협(상주)은 결승골을 터뜨렸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7일 오후 6시(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최국 호주와의 대회 A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이정협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3승·승점 9)은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을 기록, A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8강 상대는 B조 2위로 사우디아라비아 혹은 우즈베키스탄이 될 전망이다. 8강전은 오는 22일 멜버른의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호주(2승1패·승점 6)는 B조 1위를 확정한 중국(2승·승점 6)과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르며 데뷔골을 터뜨렸던 이정협은 수세에 몰렸던 전반 33분에 결승골을 터뜨려 슈틸리케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 대회를 앞두고 이정협을 깜짝 발탁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일찌감치 8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과 호주의 이날 경기는 순위 결정을 위한 일전이었다. 한국은 조 1위를 위해선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소중한 승리를 따냈다.
태극전사들은 5만2500석 규모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을 거의 채운 호주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도 기죽지 않았다.
그러나 앞서 이청용(볼턴)이 정강이 부상으로 소속팀으로 복귀한 마당에 박주호와 구자철(이상 마인츠)마저 부상으로 교체된 점은 8강 토너먼트를 앞두고 불안 요소로 떠올랐다.
한국은 전반 볼 점유율에서 35%-65%로 밀리며 수비 지향적인 경기를 펼쳤다.
앞서 2경기에서 8골을 기록한 호주는 초반부터 좌우 측면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패스 플레이가 매끄러웠다.
이에 반해 한국은 역습으로 대응했다.
주도권을 잡은 호주의 분위기였다. 설상가상으로 박주호가 전반 30분 상대의 팔꿈치에 안면을 가격당해 부상을 입었다. 전반 41분에 한국영(카타르SC)으로 교체됐다.
그러나 이정협이 분위기를 바꿨다. 전반 33분 이근호(엘 자이시)가 왼쪽 측면을 뚫고 중앙으로 찔러준 땅볼 패스를 이정협이 슬라이딩하며 방향만 살짝 바꿔 호주의 골네트를 갈랐다.
기분 좋게 1-0으로 앞서며 후반을 맞았지만 곧장 부상자가 나왔다.
이번에는 구자철이었다. 공중볼을 경합하다가 떨어지면서 오른 팔꿈치 부위를 다쳐 후반 4분에 손흥민(레버쿠젠)으로 교체됐다.
박주호, 구자철이 연거푸 부상으로 나가자 분위기가 격앙됐다. 양 팀 선수들의 몸싸움은 점차 거칠어졌고, 신경전과 설전도 주고받았다.
0-1로 뒤진 호주는 만회골을 위해 더욱 공세를 펼쳤다. 한국도 맞불작전으로 임했다.
호주는 후반 15분 제임스 트로이시(쥘테 바레헴)를 빼고 매튜 레키(잉골슈타트)를 넣어 변화를 꾀했다.
한국은 후반 25분 위기를 맞았다. 네이선 번스(웰링턴)가 중앙을 돌파해 감각적인 오른발 슛을 때렸지만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선방했다.
호주는 26분 로비 크루스(레버쿠젠)와 팀 케이힐(뉴욕 레드불스)을 동시에 투입하며 창을 더욱 날카롭게 했다.
이에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31분에 한교원을 대신해 장현수(광저우R&F)를 넣어 미드필드와 수비라인을 강화했다.
그러나 호주의 파상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끊임없이 한국의 중앙과 좌우를 흔들었다.
후반 43분에는 크루스가 2대1 패스로 중앙 수비라인을 완전히 허물고 회심을 슛을 때렸지만 이번에도 김진현의 손에 걸렸다.
호주가 공격에 힘을 쏟자 역습 기회도 있었다. 후반 추가시간에 장현수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슛을 때렸지만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한국은 5분 이상 주어진 후반 추가시간도 실점 없이 잘 막아 승리를 지켰다.
같은 시간에 열린 오만과 쿠웨이트의 경기에서는 오만이 쿠웨이트를 1-0으로 꺾고 첫 승을 거두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오만은 1승2패(승점 3)로 조 3위, 쿠웨이트는 3패 조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