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어총, 즉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가 지난 2013년에 여야 의원 8명에게 정치자금을 보내면서 이른바 입법 로비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어제(23일) 보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2013년 뿐만이 아니라 작년에도 현역 의원과 보좌진 등 18명을 상대로 입법 로비를 벌인 정황이 추가로 포착됐습니다. 한어총 내부에서는 2013년부터 매년 정치인 후원금 명목의 돈을 모금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선화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기관 운영비 관리대장'입니다.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의원과 보좌진 등 18명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관계기관과 국무총리실 옆에는 '선물구입'이라고 적혀있습니다.
돈을 전달한 날짜와 방법, 그리고 액수까지 구체적으로 나와있는데 지난 4월 한어총이 자체 감사를 벌이던 중 횡령 의혹이 불거지자, 김용희 회장 측이 제출한 문건입니다.
본인이 빼돌린 게 아니라 로비용으로 썼다고 주장하기 위해 낸 것입니다.
당시 감사를 진행했던 관계자는 "김 회장이 '50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구입해 국회의원과 보좌관에게 지급했고, 한어총 계좌에서 김 회장의 개인 계좌로 450만 원이 입금됐다는 사실을 찾아내 지적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회장이 국공립분과위원장으로 활동할 당시 매년 정치인 후원금을 모금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협회 관계자 : 국공립 회장이나 국공립 그분들이 이제 매해 걷었다, 매해 걷어가지고 불만이 많아가지고…]
문건에 등장하는 의원실 등에서는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김 회장 측이 사실이 아니라는 확인서까지 썼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보건복지위 소속 한 의원실 측은 "해당 문건에 적힌 날짜와 다른 시기에 김용희 회장이 의원실 후원 계좌로 100만 원씩 2차례 송금을 한 적은 있다"면서 "감사 결과가 나온 이후 후원금을 되돌려줬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용희 회장은 JTBC와의 통화에서 "해당 문건은 내부 감사가 시작되자 직원이 허위로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