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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1호기' 재가동 불투명…주변 지역에 무슨 일이?

입력 2015-05-28 21:32 수정 2015-05-28 21:36

"월성원전 1호기 재가동 놓고 주민-이장 의견 달라"
"한수원, 향응 제공한 소수 의견만 들으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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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1호기 재가동 놓고 주민-이장 의견 달라"
"한수원, 향응 제공한 소수 의견만 들으려 해"

[앵커]

한수원이 원전 주변 지역 이장들에게 사실상 돈을 뿌렸다는 얘기인데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가동 승인을 내준 월성원전 1호기를 둘러싸고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현장을 취재하고 온 윤정식 기자와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앞서 리포트 말미에 한수원이 주민 전체 의견은 무시하고 이장들의 의견만 청취해서 재가동을 관철하려고 했다, 이런 내용인데. 한수원 입장에선 전체 주민을 상대하는 것보단 이장을 상대하는 것이 꼭 하지 말아야 될 일인가 하는 반론이 나올 수도 있는데, 어떻게 봐야 합니까?

[기자]

정상적이라면 이장은 주민을 대표하고 해당 지역 주민 의견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주 월성원전 부근 마을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월성원전 근처엔 양남과 양북, 감포 이렇게 3개 면이 있습니다.

가장 핵심은 양남면인데, 원전과 가장 가까워 주민 반대가 가장 심한 곳입니다.

여기서 주민투표를 해봤더니 22개 리 중 19곳에서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반면 이장들중 상당수는 주민 의견과는 달리 찬성 의견을 나타내면서 문제가 된 겁니다.

[앵커]

이장들이 주민들 의견을 대변하지 않았다는 얘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결국 한수원이 주민투표를 하면 재가동 반대가 나올 게 뻔하니 향응을 제공하면서 이장들을 자기편으로 만들고 그들에게만 의사를 물으려 했다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자신들이 뽑은 이장을 부정하는 상황까지 이른 겁니다.

[앵커]

상황이 그럴만 하네요. 그런데 이미 지난 2월에 월성원전은 원안위가 재가동을 허가한 상태잖아요? 그리고 현재 주민 수용성, 즉 주민들이 동의를 해야 재가동할 수 있다는 전제를 내세우긴 했는데, 그런데 지금 대표들도 'NO'를 했잖아요? 그럼 재가동은 안 되는 건가요?

[기자]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자신들은 재가동을 허락해주면서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라고 강요한 적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한수원 얘기는 다릅니다.

원전을 가동하려면 정기점검을 받아야 하는데 이걸 마치고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원안위가 주민수용성을 확보하라고 했다는겁니다.

누구 말이 맞든 현재 상황에서는 주민의 동의를 꼭 얻어야 하는 건 조건처럼 굳어진 상태입니다.

[앵커]

그 기준이 뭡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하면 없습니다.

이를테면 주민투표를 실시해 몇 퍼센트 이상 나오면 수용된 것이다, 이런 기준 자체가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실체가 없는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겠다고 한수원이 주민 대표들에게 향응을 제공하는 상황을 만든 겁니다.

사실 현장에 가서 확인한 결과 원전 인근 마을에서 한수원은 주민들에게 눈먼 돈을 제공해주는 존재로 보였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마을에서 열리는 장기대회, 배드민턴대회에 비용까지 대고 동네 어르신 영정사진을 찍어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현지에서는 학교 봄소풍 갈 때 비용을 한수원에서 대달라고 하자는 의견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앵커]

당초 기준도 제대로 안 돼 있는데 동의를 얻어라 하는 것부터가 잘못된 거라고 봐야겠네요?

[기자]

근본적인 원인은 맞습니다. 하지만 충분한 시간을 갖고 주민을 설득하는 대신 돈으로 주민들 대표들의 의견을 사려고 시도했다는 점은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앞으로 월성원전 1호기의 재가동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한수원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는 않습니다.

당초 계획은 6월 첫째주나 둘째주에는 가동을 시작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향응까지 제공하며 공을 들인 양남면에서 주민투표가 부결됐기 때문에 주민수용성 확보에 문제가 생겼고 원전 가동도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게다가 양남면의 경우 75명에 달하는 주민대표를 다시 뽑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어서 만일 이렇게 되면 올해 안에 재가동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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