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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명 먹을 국에 계란 3개만…어린이집 '불량급식' 실태

입력 2018-07-3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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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93명이 먹을 계란국에 들어간 계란이 3개, 조리사는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해서 4개를 넣은 적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단호박을 한번에 7개나 쪘다고 원장이 큰 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런 부실한 급식실태를 조리사와 교사들이 폭로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는데요. 가장 잘 먹어야하는 시기에 어린 아이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학대라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먼저 오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유치원에서 나왔던 간식 한번 손으로 짚어볼래?]

다섯살배기 아이들이 얇게 썬 사과를 손으로 가리킵니다.

경북 경산의 한 유치원에서는 간식시간에 원생 93명이 사과 7개를 나눠 먹었습니다.

그 중 3개는 이미 상했는데, 변한 부위만 도려낸 것이었습니다.

[유치원 학부모 : 유치원 갔다 오면 배고파서 밥 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고, 일단 식탐이 굉장히 많이 생겼어요.]

식단표에 감자튀김이라고 적힌 날은 감자과자 6개가 케첩과 함께 식탁에 올랐습니다.

기가 막힌 상황은 이 유치원 조리사의 폭로로 드러났습니다.

[유치원 조리사 : (달걀국에) 달걀을 세 개 깨드려서 풀어서 끓을 대 휘휘 저으래요. 달걀 세 개. 말은 세 갠데 네 개 깨뜨린 적도 있어요. (너무 미안해서?) 네.]

유치원측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푸짐한 급식사진을 올렸습니다.

이를 보고 부모들은 안심했지만 실제 양은 훨씬 적었습니다.

[유치원 조리사 :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렇게 안 나가지.]

경기도 오산의 한 어린이집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린이집 학부모 : 고등어 반 마리로 15명 아이들 나눠먹은 거? 찌꺼기 나눠준 것도 아니고.]

[어린이집 교사 : 빵 하나로 아이들이 나눠먹는다든가. 당근 한 조각, 참외 이렇게 한 조각씩, 만두 세 알 네 알…]

보다 못한 교사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폭로했지만 원장은 교사를 업무방해로 고소했습니다.

[어린이집 관계자 : (잘못한 건 전혀 없다는…) 저희요? 아, 그런 건 아니고요. 청원에 오른 것처럼 다 사실이 아니라는…]

전문가들은 뇌의 90% 이상이 미취학 시기에 정해지는 만큼 이 시기 영양상태는 몹시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부실한 급식 탓에 우리 아이들은 배고픔을 견뎌야 하는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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