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나무를 자르다 팔목을 베여 봉합 수술을 받던 50대 남성이 수술 도중 숨졌습니다. 의료사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유족들은 해당 병원 마취과 의사를 고소했고, 병원 측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송우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17일 김종재씨는 나무를 자르다 쇠톱에 손목이 베여 서울의 한 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수술 도중 갑자기 호흡이 멈췄고 1시간이 넘는 심폐소생술 후 대형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상급 병원 의사 : 60분가량 심정지 상태가 일어나셔서 뇌 손상을 많이 받으신 것 같아요. 자가 호흡이 없고 동공 반사도 없고요.]
취재진은 해당 병원을 찾아갔지만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병원 관계자 : 얘기할 게 없죠. 드릴 말씀이 없는 거죠.]
당시 진료 기록지를 입수해 의사 출신 변호사들과 검토해 봤습니다.
기록지에는 김씨에게 마약성 진통제 등이 투여됐는데, 10분 뒤 얼굴이 퍼렇게 변하는 청색증이 나타나 심폐소생술을 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해당 병원이 약물 주입 후 환자의 상태 변화를 제대로 관찰하고 있었는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청색증과 같은 심각한 상황에 이르기 전 이상징후가 나타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대처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윤혜정/마취과 전문의, 변호사 : (제대로 관찰을 했다면) 환자의 호흡이 쳐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을 거고, 청색증을 보였다고 하면 (당시 산소포화도가) 80% 이하가 된 상황이기 때문에 굉장히 늦은거죠.]
약물 사용량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많다는 문제도 지적됐습니다.
해당 병원은 적절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병원 관계자 : (유족이) 형사 고발했는데 법적으로 하겠다는 뜻인데 무슨 얘기를 합니까.]
김씨는 딸의 결혼식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김누리/딸 : (결혼을) 불과 일주일 남겨놓고서 당연히 아버지 손 잡고 결혼식장에 들어갈 생각만 하고 있었죠.]
유족 측은 해당 병원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