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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뉴스] 막말 후 "의정활동으로 보답"…사과의 기술?

입력 2019-05-17 21:24 수정 2019-05-17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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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하인드 뉴스 시간입니다. 이성대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 볼까요.

[기자]

첫 번째 키워드 보겠습니다. < 의정활동으로 보답하겠다 >

어제오늘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던 김현아 의원의 발언입니다.

[앵커]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 문 대통령을 한센병에 비유해서 막말 논란을 일으키지 않았습니까? 이제 그러고 나서는 이제 그 논란에 대해서 한센병 환우와 또 가족들에게 사과한다 해서 또 사과를 하기도 했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17일) 그렇게 해서 사과를 했는데 비교적 깔끔하게 사과를 했다 이런 평가도 있지만 또 뒤에 이런 말을 덧붙여서 가지고 와봤습니다.

김현아 의원이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요.

"남은 의정활동을 성실하게 진심으로 해 나감으로써 그 빚을 갚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막말에 대한 물의를 일으켰는데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의정활동을 열심히 해서 보답하겠다" 이렇게 해명을 한 것인데 좀 의아하다는 반응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몇 가지 댓글들을 가져와 봤는데 말씀드린 것처럼 "변명을 길게 하지 않고 빨리 사과한 것은 잘했다" 이런 식의 잘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의정활동으로 빚을 갚는다? 막대한 세비는 어차피 챙기고 있는데 빚을 갚으려면 사퇴를 하든지",

또는 "의정활동은 이런 문제와 상관없이 당연히 성실히 해야 되는 의무가 아닌 것이냐. 왜 이것으로 빚을 갚는다고 하는 것이냐. 만약에 빚을 갚겠다면 다른 것으로 갚아야 된다" 이런 식의 의아하다는 반응들도 있었습니다.

[앵커]

물의를 빚고 나서 어떤 예를 들어서 의정으로 보답하겠다. 특히 스포츠팬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표현일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스포츠나 연예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데요.

몇 가지 대표적인 것을 가져와봤습니다.

강정호 야구 선수죠. 음주운전 논란을 일으킨 다음에 팬들에게 죄송한데 앞으로 "야구로 보답하겠다"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또 음주운전 논란을 일으켰던 안재욱 씨도 오늘 기사인데요, 아니 최근 기사인데 "성실하게 연기로 보답하겠다"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물의를 일으켰던 스포츠인들이나 연예인들이 복귀할 때 상투적으로 쓰는 일종의 클리셰 같은 발언인데 그러다 보니까 버닝썬부터 황제복무까지 음악으로 보답하겠다고 할까 봐 겁난다라는 식의 어떤 비판적인 기사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예측기사가 나왔더군요.

[기자]

이런 얘기하지 말라는 것이죠. 미리 얘기하는 것인데요.

참고로 김현아 의원은 기자회견이 끝나고 기자들을 만나서 얘기를 했는데 그 역시 조금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보니까 정치인의 언어가 자신이 생각했던 맥락으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에 깨달았다.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겠다.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앵커]

결국은 이 말은 내가 했던 발언이 의도나 맥락과 달리 해석이 됐다. 이렇게 보이는데요. 그렇다면 본인보다 결국은 외부에 책임을 돌리는 것 아니냐 이런 지적도 나올 수도 있겠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발언이 왜곡됐다", "맥락이 좀 잘못 전달됐다" 이런 이야기 역시나 정치인들이 흔히 말 실수를 하면 상투적으로 쓰는 해명 중의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왜 맥락이 왜곡되게 잘못 전달되게 얘기를 했냐.

처음부터 정확히 얘기를 하면 되는 것이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런 식의 표현들을 많이 했었는데 결국 김현아 의원의 좋은 경험으로 생각하겠다 이 발언 역시 뭔가 말끔하게 매끈하게 사과를 했다기보다는 좀 뒤끝이 남아 있는 것이 아니냐라는 분석이 그래서 나오고 있는 것이고요.

비슷한 사례가 또 있습니다. 5·18 망언을 했던 김순례 의원이죠.

김순례 의원이 당에서 3개월 당원권 정지 결정을 받은 다음에 그 결정에 겸허히 따르겠다는 입장을 냈지만 뒤에서는 그거에 대한 입장을 물어보니까 상당히 조금 듣기에 거북하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김순례/자유한국당 의원 : 그만하시죠. 제가 순연히 따르겠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선생님. 하하… 한국말로 말씀드렸잖아요.]

별로 순연히 따르지 않는 모습으로 해석이 됐죠.

[앵커]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특히 정치인들 사과에도 분명히 기술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음 키워드 볼까요?

[기자]

두 번째 키워드 바로 보겠습니다. < 자신과 싸우는 황교안 >

[앵커]

무슨 이야기입니까?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오늘이었죠.

미세먼지 대책기구를 맡았던 반기문 전 UN사무총장과 면담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 "미세먼지에는 이념이 개입된 것이 아니고 그렇기 때문에 정파적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 초당적으로 협력을 하자" 이런 부탁을 했더니 황교안 대표는 이렇게 발언을 했습니다.

먼저 들어보시죠.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어제) : 국내적인 요인 중에서 큰 포지션을 차지하는 것이 탈원전…원전에서 벗어나서 석탄 연료를 때는 화력발전소 가동률을 높이니까 거기서 많은 미세먼지가 발생하고 있죠.]

[앵커]

그러니까 이제 반기문 전 총장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이 미세먼지 논란에는 정파적인 입장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런 주장으로 들리는군요. 그런데 사실 황 대표는 그동안도 이제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에 미세먼지가 더 나빠졌다, 이런 주장을 계속 펴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당장 어제만 해도 충남 당진에 민생투쟁대장정을 찾아서 충남 당진화력을 찾아서 마을 주민들한테 "석탄발전소 때문에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어서 안타깝다. 마음이 아프다" 이런 식의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 지역은 이미 화력발전소들이 많이 있었고 또 지난 2017년 4월 보시는 것처럼 추가로 발전소를 짓겠다라는 계획이 심의대에서, 정부에서 가결이 됐습니다.

하지만 2017년 4월 언제죠? 바로 대선 직전입니다.

황교안 권한대행 시기입니다, 황교안 권한대행 시기.

따라서 대선을 1달 앞두고 이런 중요한 결정이 내려지는데 황교안 권한대행이 몰랐을 수 있겠느냐라는 의심이, 의문이 나올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결국 현 정부의 탈원전과는 거리가 있다는 이야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계속 보시는 것처럼 또 이 충남 당진지역의 석탄화력발전소 사업 일지를 보시면 애초에 처음 계획을 세웠던 게 바로 2010년 12월 이명박 정부 당시입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대선 시절에는 중단하겠다 발표를 했었고 실제로 정부 들어서는 미세먼지 대책으로서 사업을 백지화시키기도 했었습니다.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야당 대표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이야기인데 자신이 권한대행 시절에 결정했던 사업에 대해서 현 정부 탓으로 돌리는 것, 이에 대해서는 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고 결국 어제 당진에서도 일부 주민들이 이에 대해서 반박을 하고 비판을 했다고 기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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