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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수해 복구 늑장…속 타는 피해 주민들

입력 2017-12-12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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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여름 발생한 수해로 휘어진 다리를 매일 건너야 하는 주민들이 있습니다. 늑장 복구로 아직도 임시거처를 전전하고 출근길을 돌아가야 하는 상황들을 밀착카메라가 들여다봤습니다.

손광균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충청북도 괴산군의 한 마을입니다.

이 다리는 마을과 도로를 연결해주는 통로인데요.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통로의 입구를 막아놨습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아래를 보면 다리와 다리를 연결하는 이음새 부분에 사람 손이 들어갈 정도로 틈이 벌어진 겁니다.

그런데 여기뿐만이 아닙니다. 이 다리를 옆에서 보면 기둥마다 나뭇가지와 쓰레기가 뒤엉켜서 매달려있고요. 그리고 옆에는 다리와 교각이 떨어진 부분도 있습니다.

나뭇가지와 비닐, 플라스틱이 쌓이면서 거대한 새집 모양을 만들었습니다.

기둥 일부가 떨어져 나가면서 상판은 주저앉았습니다.

이 다리가 내려앉은 건 지난 7월 중순입니다.

당시 시간당 90mm가 넘는 폭우로 순식간에 강이 불어났고 각종 시설물들이 떠내려오면서 다리와 부딪혔습니다.

[강금선/식당 주인 : 컨테이너 같은 게 많이 떠내려갔거든요. 그게 와서 다리를 치고. 꼭 무슨 폭탄 터지는 소리 마냥. 쾅쾅 부딪히고. 보니까 (다리) 위에 집도 얹어져 있고.]

당시의 집중호우로 2명이 목숨을 잃었고 145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지만 제대로 된 복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다리 아래 쪽으로 내려왔습니다. 이 앞쪽 기둥 위에 설치된 철제 난간은 당시의 물살을 견디지 못하고 심하게 구부러졌습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나뭇가지와 비닐로 보이는 쓰레기들이 걸려있고요. 뒤쪽 기둥에도 뭐가 많이 걸려있는데요. 평상으로 보이는 침대 크기의 목제 합판이 위태롭게 매달려있습니다.

통행 제한을 알리는 현수막은 한쪽이 떨어져 내용을 알아볼 수 없고, 폭우에 떠내려온 버스는 반년째 제자리입니다.

다리 인근 주민들은 아직도 임시 거처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신백용/주민 : 물이 여기까지 차서 지금 가재도구를 다 빼놓은 상태입니다.]

[기성녀/펜션 주인 : 7월 28일에 컨테이너가 들어와서 계속 이렇게 사는 거예요.]

일부 주민들은 수위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한 한국수력원자력 측에 책임이 있다며 진상조사와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유경수/괴산댐 수해피해 대책위원회 본부장 : 만약에 비가 많이 왔다면 다른 지역도 침수가 일어나야 하는데, 강 주변만 침수가 된 것은 댐 수문 조작에 문제가 있었다는 거죠.]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사고 당시 매뉴얼대로 대응했다는 입장입니다.

지자체 예산 편성이 늦어지면서 무너진 시설들이 모두 복구되려면 1년 반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늑장 수해 복구로 불편을 겪는 건 이곳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10월 태풍 치바가 상륙했던 경남 양산시는 다리 네 곳을 1년 넘게 폐쇄 중입니다.

임시적으로 차량 통행을 막고 사람만 오갈 수 있게 했지만 주민들의 불편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민 : 이 길로 못 오니까 저 위로 돌아가야 하고, 저 밑으로 돌아서 올라와야 하니까 불편하죠.]

하천 복구를 맡은 경남도청은 내년 상반기쯤 공사가 끝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경남도청 관계자 : 행정절차를 거치다 보니까 착공이 7월 3일에 돼서 저희도 애석하게 생각하지만, 관련 법에 대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서는 공사를 할 수 없거든요.]

괴산군과 양산시의 다리들은 빠르면 내년 혹은 내후년 상반기는 돼서야 복구가 완료될 전망입니다.

그때까지 경제적인 손실과 불편, 위험은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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