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월요일에 저희가 세월호의 전 항해사를 인터뷰한 내용 가운데, 세월호가 전세계 공용으로 사용하는 16번 채널로 침몰 사실을 알리지 않고, 제주도 관제센터의 채널 즉 12번으로 교신하는 바람에 구조가 늦어졌다는 이야기를 전해드린바 있습니다. 이 16번 채널은 누구나 다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만일의 경우에 책임 회피를 위해서 평소에도 거의 쓰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증언이였습니다.
그런데 세월호 뿐 아니라 신고를 받은 제주도 관제센터 역시 공용채널 즉 16번으로 사고 상황을 전파하는 매뉴얼을 따르지 않아서 황금같은 11분을 허비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공용채널 16번은 뭣하러 있는 걸까요?
정아람 기자입니다.
[기자]
16일 오전 8시 55분, 세월호는 사고 지점 근처인 진도 해상관제센터를 놔두고 80km 떨어진 제주 관제센터에 무선으로 구조 요청을 합니다.
진도 등 모든 관제센터에서 들을 수 있는 무선 채널은 16번인데, 교신 내용이 공개되기 때문에 12번인 제주 관제센터 채널을 이용했다는 겁니다.
[세월호-제주 관제센터 간 교신 : 아, 저기 해경에 연락해 주십시오. 배 넘어갑니다.]
이후 제주 관제센터는 해경에 전화로 연락해줬습니다.
여러 기관을 거치면서 결국 11분이 지난 오전 9시 6분에야 진도 관제센터가 세월호를 호출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사고를 인지한 제주 관제센터가 즉시 전세계 공용인 '16번 채널'을 썼다면 구조 출동 시간이 단축됐을거란 지적이 나옵니다.
JTBC 취재진이 입수한 해상교통관제 매뉴얼에도 조난 통신과 호출은 16번 공용채널로 전파하게 돼 있습니다.
[선장 A씨 : 긴급 상황이 있을 때 쓰라고 있는 게 채널 16번인데, 16번에서 무조건 전파를 해야죠.]
제주 관제센터는 할 말이 없다고 합니다.
[제주 VTS : 더 이상 말씀드릴 게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매뉴얼이 있어도 지키지 않는 관행이 피해를 키웠습니다.